이원일(41) 셰프와 결혼을 앞둔 김유진(29) 프리랜서 PD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면서, 김 PD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한 진실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선 사실 확인이 되기도 전에 인신공격성 악성 댓글을 쏟아낸 온라인 여론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4일 서울 강남소방서 등에 따르면 김 PD는 이날 오전 2시 50분쯤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후 가족들에게 발견돼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전까지 응급실에 있던 김 PD는 오후 들어 상태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PD의 극단적 선택에는 학교폭력 논란에 따른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한 누리꾼이 ‘김 PD가 학교 폭력 가해자’라고 주장하는 글을 게재했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밝힌 해당 누리꾼은 ‘2008년 16살 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유명인 A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주동자인 A는 사과 한마디 없었지만 잊고 있었는데 최근 TV에 출연하면서 그때 기억이 살아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취지로 글을 썼다. 이후 또 다른 누리꾼이 초등학교 시절 김 PD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추가 폭로가 나왔고, 다른 한 편에선 ‘김 PD의 학교 폭력 논란에 일부 사실이 아닌 점이 있다’는 반박 글도 게재됐다.
온라인 논란이 확대되자 김 PD와 이 셰프는 SNS에 두 차례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예비 남편인 이 셰프가 ‘모든 방송과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내용부터 ‘파혼해야 한다’는 댓글 등까지 악성 댓글은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피해자가 시켰다고 주장하는 한 지인은 지난달 30일부터 ‘남편 뒤에 숨지 말라’는 등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김 PD 가족 측은 설명했다.
김 PD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악성댓글로 인한 고통을 토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김 PD는 극단적 선택 전 자신의 비공개 인스타그램 계정에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분이 다른 이의 행동을 내게 뒤집어 씌웠을 때 해당 가해자에게 연락이 와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봤어도 친구라고 생각해 그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며 “나는 억울한 모든 것을 안고 사라지겠다. 집에 앉아 키보드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모든 분께 ‘부디 개인적인 생각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적었다.
김 PD 가족 측은 허위사실 유포와 악성 댓글에 법적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김 PD 언니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동생을 향한 무분별한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행위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며 “김 PD를 보호하기 위해 민ㆍ형사 법적 대응을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 PD와 이 셰프는 지난 2018년 방송 프로그램에서 만나 교제해왔다. 지난달부터 MBC TV 연애 관찰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출연하며 결혼 준비 과정을 공개했으나 논란이 불거진 후 자진 하차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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