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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에 최대 3년”… ‘비상등’ 꺼지지 않는 항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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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에 최대 3년”… ‘비상등’ 꺼지지 않는 항공업계

입력
2020.05.05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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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2~3년은 걸릴 거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늘어서 있는 항공기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세계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2~3년은 걸릴 거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늘어서 있는 항공기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붕괴 위기에 처한 세계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2~3년은 걸릴 거란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 역시 정부로부터 3조원대의 긴급자금을 수혈 받아 급한 불은 껐지만 국제선 운행이 사실상 ‘제로(0)’에 가까운 상황이라 당분간 ‘코로나 보릿고개’에 시달릴 거란 우려가 높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각국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급감한 항공 수요의 빠른 회복이 어렵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미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데이비드 칼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원격으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업계가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전했다. 보잉과 쌍벽을 이루는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 기욤 포리 CEO도 앞서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에어버스는 지금 우리가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 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CEO 역시 이달 초 실적 발표에서 “업계 회복에 수 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달 아메리칸ㆍ델타ㆍ사우스웨스트ㆍ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4대 항공주를 모두 팔아 치웠다. 버핏 회장은 “항공산업 미래가 매우 불확실하다”며 “3~4년 이후에도 사람들이 예전처럼 비행기를 많이 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각국의 하늘길이 좀처럼 열릴 조짐이 보이지 않는 탓에 국내 항공업계도 울상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20만명이 넘던 이용객은 지난달(9~15일) 4,000명 수준으로 급락했다. 공항공사는 올해 인천공항 이용객을 지난해(7,116만명)보다 79.8% 감소한 1,426만명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거란 예측에서다.

이번 황금연휴(지난달 30일~이달 5일) 기간 김포와 제주 노선의 항공편 수가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전체 항공업계 생존에 큰 도움은 안 된다는 분석이다. 국내선이 전체 항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지난해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이 올해 1분기에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나아항공의 경우 1분기 적자가 3,000억원 이상일 거란 전망도 제기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 인수 포기 가능성이 계속 회자되는 배경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기업의 2분기 실적 회복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오는 6월까지 국내 항공사의 매출 피해 규모를 6조3,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항공ㆍ호텔 등 7개 업종 단체가 참석한 코로나19 사태 산업계 대책회의에서 항공 분야 발제자로 나선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에 국제선 92%, 국내선 57%의 매출 감소가 있었는데 4월부터 매출 타격이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진단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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