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신입생을 대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질문이 포함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가 학생과 학부모 항의를 받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시교육청은 뒤늦게 경위파악에 나섰다.
4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에 있는 A여고에서 기술가정 과목을 가르치는 B교사가 지난달 20일 신입생을 대상으로 ‘끌림의 시작 사랑, 가정의 시작 결혼’ 단원을 원격수업으로 진행하고 설문조사를 내줬다.
총 50개 질문으로 구성된 설문지에는 ‘우리가 처음 키스하거나 볼을 비볐을 때 나는 성기에 뚜렷한 반응이 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서로가 좋아서 키스를 했다’ ‘나는 매력적인 사람들과 바람 피우는 것을 좋아한다’ 등 민감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학생과 학부모가 항의하면서 A여고는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사과문을 담은 가정통신문을 각 가정에 발송했다.
시교육청은 내부회의를 열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사와 학생 간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친 표현의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 같다. 설문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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