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휘청이는 가운데, 제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강한 우리나라는 급격한 ‘V자 회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출신 캐서린 만 시티그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과 기술을 비교적 더 많이 보유한 일부 국가의 경기 회복은 ‘V자형’에 가까울 것”이라며 “한국 또는 대만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반면 관광업에 극도로 의존하고 있는 태국과 싱가포르 등은 ‘L자형’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이유로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 역시 회복 속도가 늦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독일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해 “올해 말까지 미국은 40% 정도만 회복할 것이며, 위기 동안 취업률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별로 경기 회복 속도에 차이를 보일 거란 분석은 감염병 팬데믹(pandemicㆍ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의 경우 제조업이 서비스업보다 회복이 빠르다는 관측에 기반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면 제조업은 공장 재가동, 근로자 복귀 등 회복에 필요한 요소가 비교적 빠르게 갖춰질 수 있지만, 서비스업은 여행ㆍ관광처럼 인적 교류나 대면 영업 비중이 높아 반등이 느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제조업 비중이 28% 정도로, 선진국 중 제조업 비중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독일(22%)이나 일본(21%)보다도 높고 미국(12%)과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반면 서비스업 비중은 62%로 미국(80%) 스페인(75%) 독일(69%) 등 주요국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우리 경제당국도 국내 산업구조가 코로나19 사태 대처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서비스업 의존도가 낮아, 인적 교류 제한으로 타격을 받는 코로나19 파급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진단한 바 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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