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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삼신할미’는 실재하는가(5.12)

입력
2020.05.12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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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고에서 유소년이 살아남는 예는 도드라지게 많고, 원인에 대한 설도 분분하다. 사진은 2010년 아프리키야 항공기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네덜란드 9세 소년. 로이터 연합뉴스.
대형 사고에서 유소년이 살아남는 예는 도드라지게 많고, 원인에 대한 설도 분분하다. 사진은 2010년 아프리키야 항공기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네덜란드 9세 소년.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무속신앙은 가정의 평안을 지켜주는 여러 신들을 만들어 냈다. 집의 주신인 대들보의 성주신, 끼니를 잇는 데 도움을 주는 부엌신(조왕신), 복을 주는 뱀 형상의 업신, 프라이버시를 중시해서 헛기침이라도 해서 인기척을 내지 않고 불쑥 들어가면 화를 낸다는 뒷간의 측신, 장독을 지키는 천룡신, 우물을 지키는 용왕신….(‘우리 집에 사는 신들’, 이유정 글ㆍ그림, 상출판사)

아이를 점지해 주고 보살피는 자애로움 때문에 흔히 ‘삼신할미’라 불리는 삼신도 있다. 난간에서 떨어지거나 계단에서 굴러 어른이라면 크게 다쳤을 상황에서, 아이가 멀쩡하게 일어서면 옛 사람들은 ‘삼신할미가 받아준 덕’이라며 고개를 조아리며 비손하곤 했다. 그런 ‘기적’ 같은 현상은 가신(家神)들이 사라진 근년에도, 아예 그런 신을 가져본 적이 없는 서양에서도, 가끔 일어난다. 그 현상을 과학으로 설명해 보려는 시도도 이어져 왔다.

2010년 5월 12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를 떠나 리비아 트리폴리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아프리키야(Afriqiyah) 항공 771편 에어버스 330-202 여객기가 추락했다. 승객 104명을 태운 비행기는 착륙 직전 기장 실수로 공항 인근 사막에 추락해 103명이 숨졌다. 단 한 명, 기적의 생존자는 그 사고로 부모와 11세 형을 잃은 네덜란드의 9세 소년(Ruben van Assouw)이었다. 그는 다리 복합골절로 수술을 받았을 뿐, 장애 없이 살아남았다.

2008년 6월 인도양 코모로스제도 해상에 추락한 예멘항공 여객기 탑승자 153명 가운데 살아남은 이도 12세 소녀(Bahia Bakari)가 유일했다. 2003년 116명의 사망자를 낸 수단 여객기 사고, 1995년 콜롬비아 상공의 여객기 폭발사고, 1998년 196명이 숨진 타이완 항공 여객기 사고 때도 각각 3세 소년과 9세 소녀, 10세 소년만 살아 남았다.

2010년 BBC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아이들의 상대적으로 유연한 뼈와 좌석에 푹 파묻힐 수 있는 작은 몸집, 감속 중력 충격을 덜 받는 몸무게 등이 기적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03년 가디언은 충격에 덜 저항하는 아이들의 본능적 유연성과 빠른 치유력, 수분과 지방을 상대적으로 많이 품고 있는 유년기 몸의 완충력, 몸무게 대비 혈액의 비율이 높아 과다 출혈의 위험이 덜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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