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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통합당, 구심점ㆍ소장파ㆍ원로그룹 ‘3대 나침반’이 없다

입력
2020.05.04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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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ㆍ박근혜 구속ㆍ정권교체 과정, 대선주자ㆍ중진 사라져

과거와 달리 젊은 목소리 실종… 보수진영 원로들도 안 보여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당선자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당선자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4ㆍ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좌표를 상실한 채 20일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당초 위기를 수습할 대안으로 부상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놓고 갈팡질팡한 채 결정을 미루면서 당 지지율이 10%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통합당 내부에서는 과거 위기 순간에 당을 구했던 △구심점(리더십) △소장파 △원로그룹의 부재가 반영된 결과라는 진단이 나온다.

통합당은 총선 참패 직후, 의원총회와 당선자 총회, 선수(選數)별 모임을 잇달아 열고 ‘김종인 비대위’ 출범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이 현역 의원과 당선자를 상대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김종인 비대위 출범’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이를 최종 결정하기 위해 열린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에서 ‘임기 4개월짜리 비대위’라는 어정쩡한 결론만 도출하면서 혼선만 가중됐다. 그 사이 김종인 비대위 찬반 의견이 갈린 것은 물론 조건부 수용론을 주장하는 의견까지 제기되면서 당의 분열상만 적나라하게 노출했다.

8일 예정된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통해 혼란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이 역시 불투명하다. 통합당 관계자는 3일“불법대선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차떼기’ 정당으로 위기에 처했던 2004년에는 박근혜라는 리더가 나서 천막당사로 옮기는 등 구심점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구성원들에게 그런 역할을 할 인물이 없다 보니 당의 혼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과 정권 교체, 21대 총선 참패를 겪으면서 구심점이 될 대선주자들은 물론 무게감 있는 중진들이 대부분 무대 뒤로 사라진 결과다.

4년 전 새누리당(통합당 전신)도 20대 총선 패배 직후 비대위 구성이 전국위에서 한 차례 불발되긴 했다. 하지만 친박계와 비박계 좌장인 당시 최경환, 김무성 의원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회동해 ‘김희옥 비대위’ 출범에 합의하면서 리더십 공백의 장기화를 막았다.

과거 유력 주자들의 리더십이 흔들릴 경우 그 틈새를 채웠던 소장파들의 역할도 찾아 보기 어렵다. 4년 전 총선 패배 이후 ‘원유철 비대위 전환’이 논란이 되자, 김세연 김영우 황영철 등 당시 재선 이상 당선자들이 ‘새누리 혁신모임’을 만들어 집단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고 이를 관철시켰다. 16대 국회의 미래연대와 17대 국회의 새정치수요모임, 18대 국회의 민본 21 이후 명맥이 끊겼다는 평가 속에서도 나름 소장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제 역할을 한 것이다.

과거 공고했던 원로그룹의 부재도 지금의 당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당이 초유의 위기에 처하자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김형오, 강창희, 정의화 등 전직 국회의장과 보수 진영 원로들이 모여 시국 수습 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움직임도 찾아보기 힘든 게 통합당의 현 주소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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