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베일을 벗을 시간이다.
올해 대거 등장한 프로야구 초보 사령탑들이 5일 막을 올리는 2020시즌의 출사표를 당차게 던졌다. 올해 10개 팀 사령탑 중 새 얼굴은 손혁(47) 키움 감독을 비롯해 맷 윌리엄스(55) KIA 감독, 허삼영 삼성 감독, 허문회(이상 48) 롯데 감독까지 4명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 지휘봉을 잡은 손혁 감독은 3일 공개된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팬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응원해주면 선수단도 키움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상 등극을 다짐했다. ‘가을 야구’ 탈락 팀을 맡은 맷 윌리엄스 감독은 “개막을 맞을 준비가 됐다”며 자신했고, 허삼영 감독은 “작은 변화 속에 매 경기 열정을 갖고 자존심을 기필코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허문회 감독도 “한 경기, 한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롯데가 겨울까지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들은 KBO리그에서 감독이 모두 처음인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느 해보다 변수가 많았던 비시즌을 보냈지만 팀 당 6차례씩 치른 연습경기에서 희망을 봤다.
특히 2019년 꼴찌였던 롯데는 연습경기에서 5승1패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하는 대반전을 이뤘다. 2007년 LG 2군 타격코치로 프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허문회 감독은 히어로즈에서 1군 타격코치 및 수석코치로 경력을 쌓았다. 평소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질책보다는 ‘당근’을 주고,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며 패배 의식에 젖은 롯데 선수들을 일으켜 세웠다.
손혁 감독은 올해 두산과 함께 2강으로 꼽히는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투수 전문 조련사답게 선발-불펜-필승조 정리를 확실히 끝냈다. 기존 서건창-김하성-이정후-박병호로 이뤄지는 ‘국가대표 타선’은 고정이다. 연습경기 초반 2연패로 살짝 조바심을 냈지만 이후 4연승을 거두며 여유를 찾았다. 손 감독은 “역시 루틴 있는 선수들이 많아 믿고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준우승 팀의 전력을 신뢰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378홈런, 5차례 올스타, 올해의 감독 등 선수와 지도자로 굵직한 이력을 빅리그에 새긴 윌리엄스 감독은 역대 어느 감독, 선수보다 빛나는 경력을 자랑하지만 수평적 리더십으로 선수단에 ‘메이저리그 DNA’를 이식하는데 힘 썼다. 개막 전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연습경기 초반 3경기에서 1무2패에 그쳤지만 마지막 3경기를 내리 이겼다. 윌리엄스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보여줄 잠재력에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통산 4경기 출전에 그쳤던 허삼영 감독은 1996년 훈련지원요원을 시작으로 1998년부터 전력분석 업무에 매진한 삼성의 ‘원클럽맨’이다. 전력분석팀장 겸 운영팀장을 거친 그는 다양한 데이터를 내세우는 지도자로 현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연습경기 성적은 3승3패다. 허 감독은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선수들과 함께 소통하며 라이온즈가 가진 장점을 살리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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