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론에 대해선 “불필요한 갈등으로 국력 소진할 이유 없다” 선 긋기
오는 7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끝으로 임기를 마치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민들께 약속했던 공존의 정치ㆍ협치의 생활화를 만들지 못한 건 두고 두고 아쉽다”며 지난 1년간 원내사령탑으로 지낸 소회를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최근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론과 관련해선 “불필요한 개헌 논란을 통해 갈등이 생기거나 국력을 소진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선 결과에 대한 의미를 되짚었다. 그는 “국난 극복을 향한 우리의 진정성이 조금은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는다. 그렇지만 공은 온전히 대통령과 정부, 무엇보다 국민의 몫으로 돌리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겼다고 운명의 앞길이 저절로 열릴 일이 없다”며 “안주하면 다시 무덤 앞에 서게 되고 혁신하면 푸른 초원을 내달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를 향해 “총선에서 이겼지만, 우리가 짊어진 숙제가 한 짐이다. 코로나 경제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방역이 1차 세계대전이라면 경제는 2차 세계대전과 같다”며 “민주당은 새로운 상상력으로 무장하고 새로운 사회질서, 정치질서를 채워가야 한다”고 분발을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처음에 원내대표가 됐을 때 제 리더십의 기반은 취약했다. 혹자는 친문(친문재인)이 아니라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걱정도 했다. 그러나 끝날 때 가보니 할 일은 거의 다 했다는 평가하는 분들이 있다”고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과 약속한 공존의 정치, 협치의 새 마당을 만들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고 했다. 지난해 정치ㆍ검찰 개혁 법안과 관련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당시 미래통합당과의 합의가 끝내 불발 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는 “작년 11월 말 (통합당) 나경원ㆍ(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마지막 협상 기회가 있었는데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노숙 단식에 돌입하면서 협상의 문이 닫혔다. 결국 태극기 부대와 극우세력이 국회에 난입하는 모습을 보고 단호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통합당과 합의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선 “4+1 공조로 패스트트랙을 발동하면서 이 과정에서 제가 짊어져야 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면 제 몫으로 다 지고 가겠다는 마음도 먹었다”고 말했다.
최근 여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론과 관련해선 재차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이 원내대표는 “코로나19로 시작되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 모두가 전력을 다할 때”라며 “우리 당 안에서 공식적 과정에서 개헌하자는 이야기를 한 바가 분명히 없다”고 강조했다. 8일 본회의 개최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그는 “개헌의 내용을 관철하려고 (본회의 주장을) 하는 것이라는 논란은 없길 바란다”며 “국회 본회의가 열려서 민생을 위한 법 하나라도 더 처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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