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재등장한 데 대해 ‘적절한 때’에 얘기하겠다며 일단 말을 아꼈다.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기보다는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관련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정보력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州)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으로 떠나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북한 조선중앙방송 보도와 관련해 ‘이를 알고 있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다”면서도 “나는 아직 그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 그것에 관해 이야기할 뭔가가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적어도 그(김 위원장)가 살아있는지만 확인해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조선중앙방송은 한국시간으로 2일 오전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인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관련 취재진 질문에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 알고 있지만 말할 수 없다. 상황을 매우 잘 알고 있다”면서도 “나는 그저 지금 당장은 김정은에 관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면밀하게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어떠한 만일의 사태에도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제기 국면에서 관련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해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는 김 위원장의 행방 및 건강 문제가 지난달 제기된 이래 관련 질문들에 대해 이례적으로 자제해왔다”고 전했다. 다만 CNN 방송 등 일부 언론들은 ‘매우 잘 알고 있다’, ‘말할 수 없다’ 등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았던 일련의 발언들이 오히려 혼선을 키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미 간 교착 국면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 간 ‘톱다운 신뢰’를 유지해온 가운데 김 위원장의 건재가 확인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재선 국면에서 대북 리스크를 줄이게 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 미국의 지원 제안에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등 점에 비춰 당장 교착 타개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