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타고 급속히 번져... 소방차 314대 등 동원해 진화 총력
지난해 큰 산불 피해를 입었던 강원 고성군이 다시 화마에 휩싸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으나 메마르고 바람이 강한 날씨인데다 야간이라 불길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고성ㆍ속초 일대 산불의 악몽이 어른거린다.
산불은 1일 오후 8시 20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한 주택에서 난 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야산에 옮겨 붙으면서 시작됐다. 야밤에 불길이 번지면서 도원리, 학야리 등 인근 마을주민 600여명이 천진초등학교 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다. 주택 3채가 불탔으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지역 인근 육군 22사단 소속 장병 1,800여명도 고성종합운동장 등 인근 시설도 긴급 대피했다.
화재가 이처럼 번지는 것은 강원 지역의 '양간지풍'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양간지풍은 봄철 덥혀진 공기 때문에 양양과 고성,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강하게 부는 바람을 말한다. 지난해 4월 고성ㆍ속초 등 동해안을 초토화한 대형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강원도는 토성면사무소에 산불센터 현장지휘소를 설치, 야간 진화 작업에 나섰다. 소방당국도 다른 시도의 소방인력과 장비의 지원을 요청하는 소방력 동원령을 발령했다. 이들은 고성군 오션투유리조트에 모였다가 산불진화에 투입된다. 강원지역 소방력까지 합치면 고성 산불 진화에 투입되는 소방력은 모두 1,846명에 소방차 314대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민 대피에 철저를 기하고 산기슭 민가나 어르신 등의 대피에도 만전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하지만 야간인데다 바람이 세게 불어 본격적인 화재진압은 2일 날이 밝으면서 가능하리라는 예상이다.
고성=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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