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토성면 도원리 산불 바닷가로 번져
주민ㆍ군 장병 등 2300여명 긴급 대피
지난해 4월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강원 고성지역에서 또 큰 산불이 발생했다.
산비탈 주택에서 시작된 불이 초속 15m가 넘는 강풍을 따고 동해안 쪽으로 번지고 있다. 이날 산불은 고온건조한 ‘양간지풍’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4월 동해안을 초토화한 대형산불 발생 이후 꼬박 1년 만에 발생한 산불로 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강원도 동해안 산불방지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건조특보와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1일 오후 8시 10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한 주택에서 난 불이 인근 야산을 넘어 동해안 바닷가 쪽으로 확산하고 있다.
오후 11시 현재 주택 3채가 불에 탔다.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피해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불이 나자 당국은 진화차 578대와 진화대원 등 1,126명을 투입해 불과의 사투를 벌였다.
고성군은 지난해 4월 산불 참사를 막기 위해 직원 소집령을 내렸다. 소방청은 이날 오후 9시43분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서울 등 전국 소방차 225와 소방대원 600여명을 고성 삼포해수욕장 주차장으로 불러 모아 저지선을 구축했다.
그러나 해가 진 상황이라 진화헬기 투입이 어려워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현장에는 최대 순간풍속 15m 이상의 서풍이 불면서 동해안 방향인 도원ㆍ학야리쪽 두 갈래로 불이 번졌다. 산불 현장에서 수십㎞ 떨어진 속초의 리조트에서도 불띠가 보일 정도로 확산세가 심각하다.
긴급 재난안전 문자를 발송한 당국은 도원1ㆍ2리, 학야1ㆍ2리, 운봉리 주민 580여명을 천진 초등학교 체육관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인근에 주둔 중인 군 장병 1,800여명을 간성종합체육관으로 대피 시켰다. 도원리의 한 주민은 “산불이 불이 육군 22사단 사령부와 학야리 마을 쪽으로 내려가는데 체감하는 바람 세기는 지난해 산불과 비슷하다”고 걱정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산불이 강풍으로 확산하자 가능한 모든 자원을 신속하게 투입해 진화에 나서 달라고 긴급 지시했다. 진 장관은 “산불 확산 속도가 빠른 만큼 산림ㆍ소방 등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며 “산불이 번질 우려가 있는 지역에서는 주민대피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또 야간진화 과정에서 진화 인력 등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성=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