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1일 ‘한국형 원격교육 정책자문단’ 제2차 회의 개최
‘코로나 이후’의 교실은 이전과 같을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먼 이야기로만 여겼던 원격수업 전면 시행을 앞당겼다. 등교개학을 앞둔 지금, 교육현장에서는 원격수업이 ‘추억’ 아닌 ‘미래’가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교육부는 1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한국형 원격교육 정책자문단’ 제2차 회의를 열고, 온라인 개학 이후 지난 3주간의 경험과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교사와 학부모,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형 원격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이은상 서울 창덕여중 교사는 이날 회의에서 원격수업으로 달라진 일상을 소개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즈를 활용해 학급 조회와 수업을 하는 등 원격수업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그러나 “창덕여중은 지난 5년 동안 치열하게 미래학교 연구사업을 해 온 특수한 사례”라며 “이런 학교가 양산되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격수업이 미래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교사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원격수업의 출결, 평가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등 여러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모범 사례’와 달리, 원격수업을 급하게 도입한 대다수 학교에선 여러 문제가 노출됐다. 세종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 최은미씨는 이날 “원격수업은 선생님 역량에 따라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시간 라이브 수업으로 하면서 아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교사가 있는 반면, EBS 강의에 의존하거나 과제만 내주시는 교사도 있다”며 “소통 없는 원격수업은 지식전달 중심인 주입식 교육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상적인 원격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동시간 상호작용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EBS온라인 클래스, e학습터를 활용한 단방향 수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씨는 이어 “맞벌이 부부처럼 부모가 옆에서 아이를 봐줄 수 없는 가정이 많다 보니 학원에서 원격수업을 관리해 달라는 요구까지 생겼다”며 “원격수업이 엄마 몫이 아닌 미래 교육이 되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태억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교수는 원격교육을 활용해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고, 학생의 몰입도와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원격교육으로 한국 교육의 질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교수는 “원격교육이 상호작용, 학생 참여를 높여 미래 창의적 역량을 배양하는데 대면 수업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며 “다만 이를 위해서는 학습 콘텐츠와 저작 및 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하고 교수자들의 교육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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