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내년 1월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억개 분을 생산하는 ‘작전명 초고속(Warp Speed)’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당초 18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백신 개발에 민간 제약사는 물론 정부기관과 군이 가세해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보건당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사실상 이끌어 온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출연해 “내년 1월까지 수억 개의 백신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답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백신을) 만들기 시작하고 실제 효과가 입증되면 생산량을 늘리는 식으로 해야 시간표를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 보건당국은 효율적인 백신 개발을 위해 제약사 간 경쟁을 지양하고 여러 개의 백신을 한꺼번에 시험할 수 있도록 조정할 방침이다. 파우치 소장은 “모든 게 잘 맞아떨어진다면 (대량 생산이) 1월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재무적인 위험이 있겠지만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 중인 ‘작전명 초고속’은 전날 블룸버그통신이 “백신 개발 시간표를 8개월 정도 단축해 1월까지 3억명 분량의 백신을 생산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파우치 소장 등 보건 전문가들이 그간 백신 개발에 최소한 12~1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던 점을 거론하며 “이에 좌절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더 빠른 (개발) 프로그램 마련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창 재선 유세 중인 트럼프는 이번 발표에 만족했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연구 중인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은 102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에 앞장서고 있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18개월도 결코 늦은 속도는 아니지만 전 세계가 백신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면 9개월 내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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