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발굴 위해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 단속 중단
자가격리 무단이탈자에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키로
국내 지역사회에서 하루 동안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명에 그치며 안정세가 이어졌지만 방역당국은 “못 찾은 감염자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방역망 밖 감염자 발굴을 위해 정부는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 단속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신규 확진자가 9명 증가해 누적 확진자는 1만774명이다. 신규 확진자 중 8명은 해외에서 유입됐고 지역 발생은 1명에 그쳤다. 이 1명은 기존 확진자의 가족으로 경북 예천군에서 자가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겉보기엔 완연한 안정세이지만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가 많은 신종 코로나 특성상 방역당국이 찾지 못한 감염자는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이날 “(외국의 경우 방역당국에 포착된 규모보다) 많게는 50배 가까이 감염자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다”라며 “당연히 우리(방역당국)가 발견하지 못한 감염자가 상당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이 전국민 대상 표본 항체검사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숨은 감염자 규모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같은 배경에서 정부는 약 39만명으로 추산되는 미등록(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가 보다 편하게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법무부는 이날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단속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단속과 추방을 피하려 검사를 꺼리면 감염원이 될 수 있어서다. 반재열 법무부 이민조사과장은 “진료 과정에서 남는 기록에 대해 법무부가 정보를 수집하지도 않을 것이며, 나중에 단속이 재개되더라도 그런 정보를 이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등록 외국인은 다른 내ㆍ외국인과 마찬가지로 검사와 치료비를 정부가 부담하고 검사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은 국가결핵검진사업의 일환으로 결핵 검사를 받을 때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지 확인한다.
정부는 6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 24곳의 문을 다시 연다. 공립ㆍ사립 문화시설도 ‘시간당 입장인원 제한’ ‘관람 중 마스크 착용’ 등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는 가운데 자율 재개관하도록 권고한다. 사실상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바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기로 했음을 공고히 한 셈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민께 약속 드린 대로 6일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이행할 수 있도록 방역 성과를 관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3일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여부를 공식 결정한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취약계층 270만 가구에는 현금으로 지급되는데, 정부는 취약계층이 이런 현금 지원금을 압류금지통장(행복지킴이통장)으로 받을 수 있게 한다. 압류금지통장에 든 돈은 채권자가 함부로 압류할 수 없다. 정부는 당초 자가격리 위반자에 대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던 입장을 바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 국민 지급 방침으로 변경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자가격리 무단 이탈자에게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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