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7일 예정된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때이른 갑론을박으로 어수선한 표정이다. 당이 책임을 느끼고 공천을 포기해야 한다는 ‘무공천론’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차기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뚜렷한 기류가 잡히기 어려운 상황이라 논란은 한 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다음 지도부가 최종적인 결정을 하겠지만 개인적 입장은 당헌ㆍ당규가 지켜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헌 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반면 김두관 의원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더 자숙하고 반성하면서 시민과 당원의 뜻을 헤아려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도 “원칙만 말씀 드리면, 민주당은 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잘못했으면 잘못한 대로, 잘했으면 잘한 대로, 선거로 심판 받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지만, 홍준표 전 대표를 내세워 대선을 치른 것도 마찬가지”라고 썼다. 김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지역구를 옮겨 경남 양산을에서 당선됐다.
‘부산시장 무공천’ 논란은 당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가 구성되기 전까지 공전할 수 밖에 없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성범죄 사건에 당이 공동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명분론과 당헌의 당초 도입 취지 자체는 뇌물 등 부정부패 등 사건으로 직위에서 물러날 경우를 상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내부에서 오갈 수 있다”면서도 “결국은 지도부가 합리적 판단을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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