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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국내 차 생산 81만대, 금융위기 이후 최저… “2분기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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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국내 차 생산 81만대, 금융위기 이후 최저… “2분기엔 어쩌나”

입력
2020.05.01 04: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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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야적장과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 울산공장 야적장과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3월까지는 일부 모델 생산라인만 임시휴업에 들어갔지만, 이젠 모든 라인이 언제든지 셧다운(일시 가동 중지)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해외에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다 보니, 만들어 놓아도 재고만 쌓이니까 공장을 멈추는 게 오히려 나으니까요. 이러다가 일자리나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5월 8일까지 열흘 간 가동 중단을 밝힌 현대자동차 울산3공장에 근무 중인 박모씨(47)의 목소리엔 불안감이 역력했다. 최근 신차 ‘올뉴 아반떼’가 출시되면서 활기가 돌았던 공장이 수출 재고 관리로 멈춰 섰기 때문이다. 그는 “5월엔 나갈 돈도 많아서 야근이나 특근만 기다렸는데, 쪼그라든 월급봉투 때문에 더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다양한 신차들을 쏟아내면서 상반기 내수와 하반기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도 꿈꿨지만, 코로나19로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판이다.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한 80만9,901대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68만8,040대)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저조한 규모다.

직접적인 원인은 역시 직격탄으로 날아온 코로나19다. 2월부터 중국에서 차량 내 배선뭉치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 수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장 휴업과 조업 재개가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손실은 덤으로 따라왔다. 3월 이후엔 코로나19 방역과 확진자 발생 등이 이어지면서 국내 완성차 공장의 임시 휴업은 또 다시 반복했다.

판매량 또한 곤두박질쳤다. 지난 1분기 국산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168만8,445대에 머물렀다. 내수에선 7.7% 감소에 그쳤지만, 해외에선 8.5% 감소했다. 특히 수출 감소폭(-18.4%)이 현지판매(-2.1%)보다 훨씬 컸다. 해외보다 국내 공장이 코로나19로 더 큰 피해를 입었단 얘기다.

[저작권한국일보]연도별 1분기 자동차 생산량.
[저작권한국일보]연도별 1분기 자동차 생산량.
[저작권한국일보]2020년 1분기 국산차 글로벌 판매 실적.
[저작권한국일보]2020년 1분기 국산차 글로벌 판매 실적.

생산판매 부진은 실적악화로 연결됐다. 지난 1분기 현대차는 판매량(90만4,746대)이 9년 만에 100만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당기순이익(5,527억원)이 42.1%, 경상이익(7,243억원)이 40.5% 급감했다. 기아차도 영업이익이 25.2% 줄어들면서 4,445억원만 가져왔다. 전년동기에 비해 저조한 판매량을 보인 쌍용차의 올해 1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면서 13분기 연속 적자는 확실한 상황이다.

더 큰 걱정은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 될 2분기다. 주요 시장인 미국, 유럽에서 코로나19 부정적 영향이 2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 데다, 국제유가 변동성도 크게 확대되면서 사실상 판매 회복은 물을 건너 간 형국이다. 여기에 당장 5월부터 국·내외 생산라인을 멈춰 세우겠다고 밝힌 곳도 많다. 울산3공장을 멈춘 현대차뿐만 아니라 기아차도 소하리 1·2공장, 광주공장을 10일까지 멈춘다. 한국GM도 부평1공장(트레일블레이저)을 연휴 내내 쉰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차도 5월 중 8일, 10일씩 휴식에 들어간다. 미국에서 4월 내내 공장을 ‘셧다운’시킨 현대차의 재가동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이 2분기부터는 본격화돼, 공급차질과 수요절벽이 겹친 부정적 수치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경제주체의 불안심리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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