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사업비 등 850억 더 삭감… 철도 등 투자계획 변경해 2100억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12조2,000억원 규모로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해 국방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한편, 공무원 허리띠를 졸라매며 ‘고통분담’에 나섰다.
이날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여야는 재난지원금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면서 2차 추경 총액 예산을 12조2,000억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정부안(7조6,000억원)보다 4조6,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중 3조4,000억원은 국채를 발행해 충당하기로 했고, 나머지 1조2,000억원은 지출 구조조정과 기금 재원 활용으로 마련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했던 정부안 7조6,000억원이 전액 지출 구조조정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 8조8,000억원이 기존 사업이나 기금에서 나오는 셈이다.
정부는 먼저 공무원 연가보상비 약 4,800억원을 삭감했다.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일부 부처 연가보상비를 깎지 않았던 정부안과 달리, 삭감 대상을 전 부처로 확대한 영향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된 공무원 채용시험 덕에 인건비 약 3,000억원이 절약됐으며, 국회 심의과정에선 공무원 국외연수비 35억원도 추가로 깎였다.
당장 집행이 어렵거나, 미룰 수 있는 SOC 사업 예산도 큰 폭으로 감액됐다. 기존 정부가 제출했던 5,800억원에 더해 국회에서 2,100억원이 더 잘려나갔다. 특히 △충청내륙1국도 △동두천-연천 전철화 등 철도ㆍ국도ㆍ항공 사업 투자 계획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약 8,000억원을 마련했다.
국방비 삭감액은 정부안에서 850억원이 늘어난 약 1조원 수준이다. F-35A(-3,000억원), 해상작전헬기(-2,000억원), 광개토-Ⅲ 이지스함(-1,000억원) 등 입찰ㆍ계약이 지연된 사업비를 깎았다. 여기에 예비군 훈련이 연기되면서 240억원 절감 효과가 있었고, 설계 및 공사발주 일정에 따른 군내 공사비 조정도 이뤄졌다.
코로나19로 집행 자체가 어려운 사업도 예산 삭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팬데믹에 따라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무상 공적개발원조(ODA), 해외봉사활동 비용이 절약됐으며, 개학이 연기되거나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돼 교내 근로장학금 지급분도 깎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내외 행사가 축소ㆍ최소되자 여기에 사용될 예정이었던 예산도 재난지원금에 쓰인다. 또 최근 금리하락에 따른 국고채 이자 절감액, 유가하락으로 인한 난방연료비, 유류비 감액분 등 총 6,000억원도 지출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기금에서 가져다 쓰기로 한 예산도 정부안 보다 늘어난 4조5,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신규 예탁 감액,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금 반환 확대 등은 정부안과 동일한 대신, 재정 여건이 양호한 주택도시기금의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예탁 규모는 4,900억원 늘리고, 한국장학재단 출연금 270억원도 추가로 회수하기로 했다.
이번 추경을 통해 정부의 올해 총지출은 531조1,000억원으로 1차 추경에 비해 8조원 늘어난다. 이에 따라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89조4,000억원으로 확대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4.5%로 오른다. 여기에 정부가 국채 3조4,000억원을 찍어내기로 하면서 국가채무는 819조억원으로 증가하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1.4%로 1차 추경 대비 0.2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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