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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기 연기된 항공업 구조조정… 한진해운 사례 반면교사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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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기 연기된 항공업 구조조정… 한진해운 사례 반면교사 삼아야

입력
2020.05.01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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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 아시아나항공 A380 항공기가 멈춰서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아시아나항공 A380 항공기가 멈춰서 있다.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지난 29일 발표했다. 제주항공도 이스타항공 인수를 무기 연기했다. 항공업 구조조정이 출발점으로 되돌아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HDC현산과 제주항공은 해외기업결합 심사 승인 등이 충족되지 않은 점을 인수 연기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금융권과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공적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인수 기업들이 인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HDC현산이 아직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과 함께 아시아나 차입금 상환 유예와 영구채 출자 전환 등을 놓고 막바지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선의 90%가 멈춘 상태에서, 채권단이 사태 이전에 합의된 인수 조건을 그대로 따르라고 고집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지난달 28일 1조7,000억원의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지난해부터 총 3조3,000억원을 투입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에도 1,700억원을 지원키로 하는 등 추가 지원책까지 내놓았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인수 회사의 요구 조건을 모두 들어주기 힘든데다, 자칫 특혜 의혹에 휩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원칙만 고수하다 인수 협상이 결렬되면 고사 위기에 빠진 우리 항공산업을 더욱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2016년 경제 원칙을 앞세우며 세계 7위의 국적선사 한진해운을 부도 처리한 후 우리 해운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추락하면서 아직도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실책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나항공 주인 찾기가 늦어질수록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회복 시기도 늦어지고, 회생 비용도 늘어난다는 점에서 채권단은 더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 동시에 인수 업체도 정부가 대규모 혈세를 투입해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통 큰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위기가 끝난 후 국민의 사랑을 받는 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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