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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영어 3, 4등급 서울ㆍ고려대 합격 엄두 못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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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영어 3, 4등급 서울ㆍ고려대 합격 엄두 못 낸다

입력
2020.04.30 16:52
수정
2020.04.30 23: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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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급 이하부터 2점씩 감점, 고대는 2등급부터 3점씩 감점

상위권 대학들, 내년 수능 자연계열 ‘미적분이나 기하’ 선택토록

문ㆍ이과 통합형 수능 취지도 무색해져

절대평가 전환으로 영향력이 미미해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이 내년부턴 다시 당락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고려대 등 일부 상위권 대학이 2022학년도 대입에서 영어의 등급별 변별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 수능 관련 문제집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 수능 관련 문제집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30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와 고려대는 정시 비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수능 영어의 변별력을 크게 높이기로 했다. 2018학년도(2017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는 난이도와 관계없이 10점 단위로 등급이 정해져, 90점 이상이면 1등급, 80점 이상~90점 미만이면 2등급을 받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서울대는 내년 정시부터 영어 점수 반영 시 3등급 이하부터 한 단계가 내려갈 때마다 2.0점씩 감점하기로 했다. 3등급은 2.0점, 4등급은 4.0점 감점하는 식이다. 2등급은 현재와 같이 0.5점을 감점한다. 현재는 1~9등급 중 한 등급씩 떨어질 때마다 0.5점씩 깎았다. 등급별 점수 차가 적다 보니 서울대에서는 종종 영어 3, 4등급을 맞고도 합격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고려대도 내년부터는 2등급 이하부터 3.0점씩 감점하기로 했다. 2등급은 3.0점, 3등급은 6.0점 감점하는 식이다. 기존에는 2등급은 1.0점 감점, 이후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갈 때마다 2.0점씩 감점했었다. 연세대는 2등급은 5.0점 감점, 3등급은 12.5점 감점하는 등 변별력을 높였던 기존 영어 점수 반영 방식을 유지한다.

상위권 대학들의 수능 영어 변별력 강화와 정시 모집 비율 확대로 내년 대입에서 수능의 중요성은 상당히 커지게 됐다. 10년 넘게 수시를 확대해온 대입 기조도 내년을 기점으로 정시 확대로 돌아선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서울대, 고려대가 영어 비중을 늘린 것은 영어 4등급 이하 학생들도 국어, 수학 또는 탐구를 잘 봤을 때 합격하는 경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영어가 다소 쉬운 과목으로 여겨지고 소홀히 공부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현재 고2부터는 매우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내년에는 처음으로 ‘문ㆍ이과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 2015교육과정에 따라 수학영역 가형과 나형 구분을 없애고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바꿨다. 수험생이 계열과 관계없이 선택과목을 고를 수 있게 하자는 의도였다. 하지만 서울대 등 상위권 주요 대학들이 자연계열에 진학할 경우 수학영역에서는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탐구영역에서는 ‘과탐’을 선택하도록 지정하면서,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미적분과 기하는 자연계열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의 출제 범위고 확률과 통계는 인문계열 수험생이 많이 보는 나형 출제 범위다. 수험생 입장에선 기존과 달라지는 게 없는 셈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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