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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기간 31% 단축”… 렘데시비르, 게임 체인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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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기간 31% 단축”… 렘데시비르, 게임 체인저 되나

입력
2020.04.30 19:21
수정
2020.05.01 01: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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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긴급사용승인 절차 돌입

뉴욕증시, 성장률 쇼크 딛고 2.2%↑

WHO는 “도움 되길 바란다” 신중

국내 임상시험도 곧 결과 발표

파우치 “내년 1월까지 백신 수억개 생산”

미국 내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초기연구 결과가 나온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지난 3월 미국 내 생산공장에서 품질 검사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내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초기연구 결과가 나온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지난 3월 미국 내 생산공장에서 품질 검사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공히 ‘게임 체인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고, 미 식품의약국(FDA)은 긴급사용승인 절차에 돌입했다. 우리 보건당국도 렘데시비르의 효과가 확인되면 의료현장에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렘데시비르 개발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는 29일(현지시간) “NIAID가 렘데시비르를 상대로 실시한 코로나19 치료제 연구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회복에 걸리는 기간이 31%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면서 “이 바이러스를 치료제가 막을 수 있다는 게 입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자리에서 “아주 긍정적인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미국 정부는 렘데시비르를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행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FDA가 이르면 이날(29일) 렘데시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재진의 질문에 “FDA가 아주 빨리 승인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길리어드가 렘데시비르 5월 말까지 14만명 투약 분량인 150만개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에 민감한 주식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날 뉴욕거래소(NYSE)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DJI)는 전날 대비 532.31포인트(2.21%) 상승한 24,633.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6.12포인트(2.66%) 오른 2,939.51에, 나스닥지수는 306.98포인트(3.57%) 상승한 8,914.71에 각각 마감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4.8%로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는 상무부 발표도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에 묻힌 것이다.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 주목받기 시작한 건 2월부터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자국 내 1호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처방해 증상이 크게 호전됐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에 게재된 것이다. 이를 근거로 중국과 태국에서는 환자들에게 직접 투약하는 사례가 늘었고, 미국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방식의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에볼라가 코로나19와 같은 RNA바이러스라는 점에서 RNA 복제를 방해하는 기전을 가진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억제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란 예측이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미국의 렘데시비르 긍정적 임상시험 결과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마이크 라이언 사무차장은 이날 “우리는 렘데시비르와 다른 약물들이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만 밝혔다. WHO는 앞서 23일 유출된 보고서에서 중국 내 1차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입증할 만한 데이터를 얻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길리어드는 “시험 대상자가 적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우리 보건당국은 “현 시점에서 아직 효과가 분석된 상황은 아니다”라며 당장은 말을 아꼈다. 다만 관련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만큼 조만간 분석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3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렘데시비르 관련 임상시험은 2건이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이 가운데 중증환자에 대한 결과는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도로 세계 10개국 67개 협력기관이 진행하는 렘데시비르 연구프로젝트에도 국내 서울대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1,000여명이 등록된 이 프로젝트에서 서울대병원은 20여명에 대해 효과성을 연구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서울대병원의 분석 결과는 이르면 5월 중순쯤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 “렘데시비르와 관련해 일부 긍정적인 결과가 언급되고 있지만 67개 협력기관의 전체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백신 조기 생산 가능성도 제기됐다. 파우치 소장은 30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1월까지 수억개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WP가 보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트럼프 행정부가 개발 기간을 8개월 단축해 내년 1월까지 3억명이 투약할 수 있는 백신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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