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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이 걸리는 감기’ 위염, 방치 땐 위암으로 가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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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이 걸리는 감기’ 위염, 방치 땐 위암으로 가는 지름길

입력
2020.05.04 18: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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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벽 이형성증, 5~10년 지나면 20~50%가 위암

만성 위염은 자칫 위암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만성 위염은 자칫 위암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위장이 걸리는 감기’라 불리는 위염은 위장 점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위염으로 지난해 530만명이 치료를 받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염은 크게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눈다. 급성 위염은 명치 부위에 갑자기 통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통증이 심하면 조이는 것 같은 불쾌감과 통증이 상복부에서 서서히 시작해 점점 복부 전체로 퍼져가면서 심해지다가 서서히 다시 풀린다. 이처럼 통증이 비교적 짧은 주기로 반복적으로 생겼다 사라질 때가 많은데 이때 속이 메스껍고 구토를 한다. 심하면 위점막에서 출혈이 생겨 토혈이나 하혈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급성 위염이 반복적으로 지속되면 만성으로 변한다. 증상이 없는 경우부터 소화불량 같은 상복부 통증, 식후 명치 부위의 그득함, 복부 팽만감, 식사 중 조기 팽만감, 구역, 속쓰림 등이 생길 수 있다.

심한 스트레스와 과식, 과음, 음식을 빨리 먹거나 짜고 달고 맵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뜨거운 음식 먹는 것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위속에 살면서 위장 점막을 공격해 장기적으로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을 비롯한 세균 감염, 기생충, 곰팡이 감염 등으로도 잘 생긴다. 아스피린ㆍ진통소염제(NSAIDs)도 흔한 원인이다.

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위염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음식을 천천히 적당히 꼭꼭 씹어 먹고 자극적인 것을 되도록 피하는 등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됐다면 제균 치료와 재발 검사를 잘 받아야 한다.

증세가 심하거나 생활요법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위산억제제, 위장점막보호제 등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담배와 카페인 성분을 삼가는 것도 중요하다.

안지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 위축성 위염이나 화생성 위염이 발견되면 위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기본적으로 식습관을 교정하고 진료와 검사를 통해 적극적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없애야 한다”고 했다.

위염은 표재성 위염, 미란성 위염, 위축성 위염, 담즙 역류성 위염, 비후성 위염, 화생성 위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표재성 위염은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상태로, 위 점막 표층에 염증이 생길 때를 말한다. 식습관과 생활습관 관리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위축성 위염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등으로 염증이 오래돼 위 점막이 위축된 상태를 말한다. 위산 분비 장애로 만성 소화불량, 메스꺼움, 불쾌감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미란성 위염은 위장 점막 염증이 심해져 복통 등이 생길 수 있고, 약물 치료가 필요한 단계로 출혈이나 위궤양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담즙 역류성 위염은 담즙이 역류해 위장 점막을 자극하는 경우로 소화불량과 복통이 생길 수 있다.

비후성 위염은 위장 점막의 주름이 굵어지는 형태로, 대부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과 관련이 있고 위암으로 악화할 위험이 높아 지속적인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 화생성 위염(장상피화생)은 위장 점막의 형태가 변화된 상태로 위축성 위염과 같이 나타날 때가 많다. 위선종이나 위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으므로 지속적인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

위염은 위암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표재성 위염이나 미란성 위염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위축성 위염으로 이어지고 다시 화생성 위염을 지나면 위벽의 이형성증(위암 전단계)으로 악화한다. 이 상태에서 5~10년이 지나면 위암이 생길 확률이 20~50%나 된다.

정성우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 위염은 완치가 힘든 질환으로 약물 치료보다 생활습관 개선과 관리에 중점을 두고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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