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수 나왔습니다” “수건 가져왔어요” 출근 늘어난 서비스 로봇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수 나왔습니다” “수건 가져왔어요” 출근 늘어난 서비스 로봇

입력
2020.04.30 12:06
수정
2020.05.01 07:51
15면
0 0

코로나19가 앞당긴 생활 밀착형 로봇

KT 호텔로봇 '엔봇'이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객실용품을 싣고 호텔 복도를 자율주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KT 제공
KT 호텔로봇 '엔봇'이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객실용품을 싣고 호텔 복도를 자율주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KT 제공

5G,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발달로 로봇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똑똑해진 로봇은 어딘가에 고정돼 반복업무만 수행하기 보다는 스스로 외부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을 내리며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과거엔 로봇을 사람을 대신하는 기계로 받아들였다면 이제는 사람과 교감ㆍ협업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동반자로 일상 곳곳에 투입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방식이 부각되면서 ‘생활 밀착형’ 서비스 로봇 도입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레스토랑, 호텔, 카페 등 주로 접객 서비스가 제공되는 영역에서 서비스 로봇 투입이 활발하다.

서울 강서구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등촌점에서 LG전자의 요리로봇 '클로이 셰프봇'이 손님들에게 국수를 만들어 주고 있다. LG전자 제공
서울 강서구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등촌점에서 LG전자의 요리로봇 '클로이 셰프봇'이 손님들에게 국수를 만들어 주고 있다. LG전자 제공

지난해 11월 말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 1호점인 등촌점에 투입됐던 LG전자의 국수 만드는 로봇 ‘클로이 셰프봇’은 5월 초 출근지가 광주 광천점, 안양 비산점, 인천 예술회관역점으로 3곳 더 늘어난다. 클로이는 1분에 국수 1그릇씩 만들어 낸다. 고객이 원하는 재료를 담은 그릇을 건네면 그릇을 잡고 뜨거운 물에 재료를 넣어 삶은 뒤 건져내 물기를 탁탁 털고, 다시 그릇에 담아 육수를 부어 요리를 완성하는 게 클로이의 역할이다. 지난 5개월 간 클로이가 영업시간 내내 문제 없이 동작한다는 점이 확인돼 확대 적용이 결정됐다.

룸서비스를 수행하는 호텔로봇 ‘엔봇’을 운영 중인 KT는 최근 성능을 높인 2세대 모델 개발을 마쳐 이날부터 호텔에 투입한다. 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한 엔봇은 투숙객이 수건, 생수 등 편의용품을 요청하면 물건을 싣고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면서 객실까지 찾아간다. 1세대 모델보다 용품을 싣는 적재함이 1.5배 넓어졌고 모터와 바퀴 설계 최적화로 이동속도가 40% 향상됐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앞으로 엔봇은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211개 객실 서비스를 책임진다.

이 밖에 배달의민족은 서빙로봇 ‘딜리’ 시범운영 후 지난 13일 전국 식당 50여곳에 파견시키기로 결정했고 지난해 말에는 건국대 캠퍼스에 5대의 딜리를 배치해 배달의민족 앱으로 접수한 음식을 배달해주는 프로젝트도 진행한 바 있다. 24시간 로봇이 커피를 만드는 달콤커피의 로봇카페 ‘비트’는 이달 70호점을 돌파했다.

서비스 로봇의 효과는 인력 대체를 넘어선 생산성 향상에 있다. 로봇 개발 기업들은 사람이 하기에 위험하거나 단순한 일을 로봇에 맡기고 사람 직원은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 KT가 1세대 호텔로봇을 6개월 동안 운영한 결과 로봇 객실 서비스는 주로 직원을 많이 쓰기 어려운 심야시간(밤 10시~오전 7시)에 많이 이용됐고, 밤 10~12시 생수나 수건, 슬리퍼, 칫솔 등을 요청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13년 52억8,000만달러였던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17년 86억4,000만달러로 63.6% 늘었다. 성장세는 코로나19에 따른 비접촉 서비스 수요 확대로 서비스 로봇의 가치가 입증되며 가속화가 예상된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우한에서는 지난 2월 로봇이 거주민들을 위한 생필품과 의약품을 배달했고, 미국 애리조나주 한 피자가게는 이달 초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오자 약 1㎞ 반경 내 배달을 로봇에 맡겼다.

국내도 기존에는 로봇청소기 수준이었던 서비스 로봇 시장이 안내, 배달 등 차세대 시장으로의 전환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채희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 상무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로봇의 활용처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AI 기반 로봇이 식음료 제조, 사무 영역 등 다양하게 적용될 것이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