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는 30명이 넘게 사망하는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이번 화재는 지난 2017년 12월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29명 사망) 이후 최악의 참변이다.
소방당국이 이날 오후 7시 기준으로 집계한 인적 피해는 37명 사망, 1명 중상, 9명 경상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인명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희생이 컸던 것은 화재 발생 직후 발생한 유독 가스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화재 현장에선 물류창고 신축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 건물은 철골과 샌드위치 패널로 이루어진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로 연면적은 1만1043㎡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지하 2층에서 우레탄 작업을 하던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불길이 솟은 것으로 추정됐다. 지하에서 시작된 불은 지상 4층 건물 전체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희생자들은 대체로 지하2층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작업에 투입된 근로자들은 모두 9개 업체 78명으로 집계됐으며, 상당수는 지하 2층에서 작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발생 직후 유증기가 폭발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하2층 작업자들은 미처 대피할 틈도 없이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을 타고 불이 확산되면서 희생자들은 사실상 밀폐된 공간에 갇혀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수습된 시신을 보면 옷이 다 탄 걸로 봐서 폭발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망자들은 일단 화재 현장 인근 경기 이천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오후 7시쯤 화재 현장 바로 옆 체육관엔 유가족을 위한 거처가 마련됐다. 뒤늦게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고 찾아온 유족들은 안내소에서 사망자 명단을 살피느라 정신 없는 모습이었다. 일부 유족은 검게 타버린 화재 현장을 보고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천=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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