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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좁네?” 코로나19 재택근무 늘며 일본에선 ‘테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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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좁네?” 코로나19 재택근무 늘며 일본에선 ‘테레하라’

입력
2020.04.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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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회의 하면서 그 동안 몰랐던 상대방의 사적 공간 알게 돼

경제 격차에 따른 재택근무 괴롭힘도 늘어

SK텔레콤 직원이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해 회사에서 개설한 재택근무 정보 공유 게시판을 살펴 보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직원이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해 회사에서 개설한 재택근무 정보 공유 게시판을 살펴 보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A씨 집이 왜 그렇게 어두워?”(부장)

“그러고 보니 어둡네요. (조명) 설정 문제인가?”(과장)

“설정 문제가 아닙니다. 창문이 하나밖에 없어서 어둡습니다.”(A씨)

“우리회사 급여가 그렇게 낮았어?”(부장)

일본 경영컨설턴트 요코야마 노부히로가 최근 일본 포털 사이트 야후 기고를 통해 재택근무를 하면서 화상회의 도중 일어난 사례를 소개한 내용이다.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로 재택 근무가 늘면서 재택 근무 관련 괴롭힘 ‘테레하라’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지난해 직장 내 ‘파워하라’ 대책 마련을 골자로 하는 ‘여성활약·괴롭힘 규제법’이 통과될 정도로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파워하라’는 힘을 의미하는 ‘권력(power)’과 ‘괴롭힘(harassment)’을 합친 말로, 직장에서의 권력형 폭력을 가리킨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텔레워크(telework)와 괴롭힘(harassment)을 합한 ‘테레하라’라는 신조어까지 생긴 것이다.

요코야마 노부히로는 기고를 통해 상사들의 무심한 말과 태도가 직원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테레하라’가 증가하고 있고, 그 원인에는 경제 격차가 있다고 전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화상회의로 연락을 주고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그 동안 알 수 없었던 상대방의 사적 공간을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화상회의 시 공유될 수밖에 없는 ‘청각적 정보’의 노출이 더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족의 헛기침, 아기 울음소리를 비롯해 세탁기나 전자레인지 작동 소리까지 집의 넓이나 집안 사정에 따라 상사나 동료들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직장 상사가 “아이에게 이어폰을 끼고 TV를 보라고 하라”, “할아버지 헛기침 소리가 시끄럽다”는 등의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직원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회의 시간에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지 말라고 엄마에게 얘기해라”등 상사의 불합리한 요청이 더해질 경우 본인은 물론 그 가족에게 영향을 주게 되고 그럴 경우 스트레스 지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요코야마는 “직원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장시간 화상회의에 참석시켜 가정형편과 연관된 발언을 회의 중에 쏟아내는 것은 분명 괴롭힘”이라며 “상사는 어떤 환경에서도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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