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적용
해당 교사는 “마녀 사냥, 인터넷 실명제 해야”
학부모단체인 ‘정치하는엄마들’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팬티 빨기 숙제를 내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울산지역 모 초등학교 교사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어지는 비난과 법적 조치 추진에 해당 교사는 “자신에 대한 비난이 마녀사냥이라며 인터넷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가해 교사를 아동학대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라며 교육당국에 즉각적인 파면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초등 1학년 담임교사가 학급 밴드에 새 학기 인사를 올리고 과제를 내주는 과정에서 댓글에 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며 “개인 블로그에 본인을 ‘#짐승주’라고 소개하면서 팬티 빨기 숙제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 유튜브에 관련 영상을 유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다시는 이런 파렴치한 인간이 교사의 탈을 쓰고 교단에 서서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며 “시교육청은 온정적 처벌 관행에서 벗어나 교육감 공약사항인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즉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지난달 국민신문고에 해당 내용을 신고했으나 교육당국은 문제 교사를 두둔하기만 하고 원론적인 답변만 한 채 구체적인 재발방지 조치도, 상급기관으로의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해당 교사는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많이 힘들고 아프다. 지인들의 격려 문자와 전화로 견디고 있다. 마녀사냥이 남의 일인 줄 알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교사는 글과 함께 인터넷 실명제를 추진하자는 취지의 서명운동 링크를 함께 게시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더는 익명의 다수 네티즌에 의해 다치는 사람이 생겨서는 안 된다. 이 고통은 저 하나로 끝나야 한다. 왜 연예인이 자살하는지 알 것 같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교사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마녀사냥을 지켜볼 수 없다”면서 “저 하나 이 세상 떠나도 별 상관없다. 집에 방송국 사람들이 올까 봐 어머님 댁으로 가려 했는데, ‘부모님도 가만히 안 둔다’는 문자에 어떤 숙소에서 글을 올린다”고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또 “포털사이트 게시판이나 맘카페 실명제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싶다. 여러분의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연예인이나 일반인도 악성 댓글로 자살하는데, 이런 피해자는 내가 마지막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진 ‘섹시’라는 표현을 쓴 것, 예전에 올린 ‘누드김밥’과 ‘후배님 아재개그’ 다 잘못했다. 앞으로 교육자로서 말과 행동을 더 조심하겠다”며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돌아다니는 팬티 사진으로 고생하는 작년 우리 이쁜 ○○, 제가 기록했던 단톡방 후배 ○○선생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올렸던 사진에 기분 나빠하실 지인들 모두 죄송하다”며 ‘다시 한번 부적절한 단어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저희 반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사과를 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그러나 해당 교사의 대응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누가 누구를 가르치는 것이냐’, ‘여전히 잘못이 뭔지 모르고 변명만 하고 있다’ 등의 대체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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