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올해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진정한 대통령감’이라고 치켜세우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겐 맹공을 퍼부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8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함께 한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 “지금은 바이든 같은 리더, 대통령이 필요한 순간”이라며 공식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AP통신은 “민주당 중진인 두 사람의 활동이 수십 년간 겹치지만 특별히 가까웠던 적은 없다”고 소개했다. 실제 4년 전에는 대선후보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클린턴 전 장관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상대방을 각각 ‘친구’, ‘지금 당장 대통령이 돼야 할 여성’이라고 소개하는 등 친근함을 과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공개 지지는 ‘트럼프 대항마’로 나선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힘을 싣기 위한 민주당 내 통합 노력의 일환이다. 최근 몇 주 동안 바이든 전 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물론 버니 샌더스ㆍ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같은 진보주의자들의 지지까지 받았다. AP는 “바이든을 둘러싼 신속한 단합은 4년 전 힐러리가 좌익 유권자들의 상당수를 포괄하지 못했던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고 분석했다. CNN방송은 “힐러리는 여전히 민주당 유권자들로부터 깊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에게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매서운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이름만 언급하지 않았을 뿐 “만약 우리가 과학에 귀 기울이고, 허구보다 사실을 중시하고, 국민을 단합시키며, 우리가 대통령에게서 기대하는 공감과 염려를 보이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뒀다면 지금 당장 얼마나 많은 것이 달라질지 생각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단지 TV에 출연해 대통령을 연기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코로나19 정례브리핑 논란을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과 힐러리가 함께 하는 것보다 더 큰 민주당 기득권층의 결집은 없다”고 깎아내린 뒤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를 한 번 이겼고 이제는 그가 선택한 후보를 (다시 한 번)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