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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TV 쓰니 삼성 라이온즈 응원을” …야구 갈증은 한국 야구로

입력
2020.05.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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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What]개막 코 앞 국내 야구ㆍ축구에 전 세계 관심 폭발

코로나19로 각국 리그 중단…미국 등 “중계권 사겠다” 문의도

지난달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연습경기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전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시범경기 취소에 이어 개막이 미뤄졌던 프로야구는 이날부터 팀별 7차례 연습경기를 치른 뒤 5일 무관중으로 정규시즌 개막전을 갖는다. 광주=연합뉴스
지난달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BO리그 연습경기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전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시범경기 취소에 이어 개막이 미뤄졌던 프로야구는 이날부터 팀별 7차례 연습경기를 치른 뒤 5일 무관중으로 정규시즌 개막전을 갖는다. 광주=연합뉴스

“류현진 팬이라면 그의 전 소속팀인 ‘한화 이글스’ 경기를 보자.”

“난 기아 차에 삼성 TV를 쓰는데 기아와 삼성 중 어디를 응원해야 하나.”

야구의 ‘본고장’ 미국의 야구팬들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쏟아낸 질문인데요. 최근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일본에서도 5일 개막을 앞둔 한국의 프로야구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야구만 아니라 한국 축구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주요 프로 리그가 중단ㆍ취소된 상황에서 시작되는 한국 야구(5일)와 축구(8일)에 시선이 쏠리는 건데요. 미국 최대 스포츠채널 ESPN는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국외 판권을 소유한 국내 미디어업체 에이클라와 정규리그 관련 중계권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가 아직 개막 시점을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팬들의 ‘야구 갈증’을 풀기 위한 자구책으로 한국의 야구 중계를 택한 거죠. 다만 ESPN이 협상 초반 무료 중계를 요구하는 등 비용 문제로 논의는 아직까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미국인들이 한국 프로야구 중계를 볼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미국 현지에서 야구 등 스포츠를 그리워하는 이들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14년 전 옛날 야구 경기를 보는 것도 이제 지쳤다. 스포츠를 돌아오게 해야 한다”고 한탄했을 정도죠. 미국의 야구 전문 사이트 MLB트레이드루머스가 최근 진행한 ‘KBO리그가 중계된다면 시청할 것인가’라며 설문조사에는 80% 이상이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네요.

2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FC의 시범경기 후 감독과 선수들이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FC의 시범경기 후 감독과 선수들이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의 방송사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등이 중계권을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 5대 리그를 비롯해 대형 리그가 중단된 상황에서 K리그가 세계 최대의 리그로 주목 받고 있는 거죠. 또 K리그는 매년 4월 발표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2020~2021 시즌 경기 규칙을 적용하는 세계 첫 대회라는 기록도 갖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경기 규칙이 발표되는 시점에 국내에선 이미 시즌이 시작되곤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개막이 미뤄진 탓이라네요.

해외에서 한국 스포츠에 보내는 관심의 배경엔 사실 ‘돈 문제’도 깔려있다는데요.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연기되는 등 전 세계의 스포츠 시계가 멈춘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하는 스포츠 도박 회사들이 대만(4월 12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프로야구 리그를 시작하는 한국으로 눈을 돌린 겁니다. 북미 스포츠 베팅 사이트인 커버스닷컴에서는 23일 한국 프로야구의 특징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집중 조명에 나서기도 했어요.

과연 코로나19를 계기로 ‘K-스포츠’는 해외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까요. 일부에서는 해외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오히려 ‘망신살’이 뻗칠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오는데요. 다른 한편에서는 해외에서 관심 갖고 국내 경기를 보게 되면서 내심 해외 진출을 노리던 선수들에게 또 다른 자극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그 동안 해외 진출을 위해 큰 돈 써 가면서 자신을 알려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공짜로 홍보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니까요.

한국의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로 시청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에서 밤을 꼬박 새는 풍경, 기대해봐도 되는 걸까요.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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