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섭게 번져간 지난달 서울에서 영업 중이던 카페ㆍ분식점 등 휴게음식점 폐업률이 77.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곳이 새로 영업을 시작할 때 8곳은 폐업을 한 셈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여파가 골목상권을 강타한 것이다.
29일 부동산114가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3월말까지 서울에서 인허가를 받은 휴게음식점 총 5만6,184곳 중 인허가부터 폐업까지 걸린 기간이 3년 미만인 점포는 2만9,348곳(52.2%)으로 조사됐다. 1년 안에 문을 닫는 점포 수도 7,269곳(7.7%)에 달했다.
휴게음식점이란 커피나 분식, 아이스크림 등 간단한 음료 및 음식을 조리ㆍ판매하는 음식점으로, 일반음식점과 달리 술 판매는 허용되지 않는다. 휴게음식점은 영업신고 절차가 간단하고 별다른 전문 지식이 필요 없어 초보 자영업자들이 많이 뛰어드는 분야다.
서울 휴게음식점의 폐업률(1년 동안 인허가 대비 폐업 비중)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지난 10년 동안 서울 휴게음식점의 연간 폐업률 추이를 보면 2010년 8.6%에 불과했던 폐업률은 2015년 53.0%로 절반을 넘어섰다. 2018년에는 63.3%로 뛰었다가 2019년 61.2%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66.8%로 다시 높아졌다. 특히, 1월에 65.2%였던 폐업률은 2월 58.3%로 주춤했다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본격화했던 지난달에는 77.5%로 급증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경기 침체와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에 서울의 휴게음식점 폐업률은 70%에 육박할 것”이라며 “창업에 드는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하고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면 가계부채 증가, 파산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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