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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반도체로, LG는 가전으로 1분기 선방… 2분기는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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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반도체로, LG는 가전으로 1분기 선방… 2분기는 먹구름

입력
2020.04.29 17:09
수정
2020.04.29 18:4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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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왼쪽)와 서울 영등포구 LG전자 사옥 앞에 사기가 게양돼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왼쪽)와 서울 영등포구 LG전자 사옥 앞에 사기가 게양돼 있다.

“1분기엔 잘 버텼지만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문별 1분기 실적이 발표된 29일 업계의 반응은 선방했다는 평가와 2분기 부진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1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데다, 원격접속과 위생가전 등 코로나19로 오히려 수혜를 입은 업종의 호조도 포함됐다.

하지만 3월부터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됐고 이에 따른 매장 폐쇄, 공장 가동 중단 등이 이어졌다. 양 사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진짜 영향은 2분기 성적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 이유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55조3,3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으로 반도체가 필요한 서버, 컴퓨터(PC) 등의 수요가 지속된 덕분에 반도체 부문에서만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인 3조9,900억원을 가져왔다.

문제는 디스플레이와 가전 등에서 코로나19 타격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구조조정과 계절적 비수기, 애플 등 주요 삼성 고객사의 영업 차질로 패널 판매량 감소가 겹쳐 2,900억원 적자를 냈다. 가전 부문도 TV 판매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줄어든 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은 예상 외의 선전을 보였다. 고가 라인업인 ‘갤럭시Z플립’, ‘갤럭시S20’ 출시로 영업이익이 2조6,500억원으로 16.7% 올랐다.

이날 부문별 실적을 공개한 LG전자는 1분기 매출 14조7,278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위생가전 판매 증가로 생활가전(H&A)사업본부가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7,535억원으로 힘을 보탰고, TV 사업 중심의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가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로 31.7% 늘어난 3,258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고전 중인 스마트폰 사업에선 공장 해외 이전 등 비용 효율화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2,378억원의 적자를 냈다.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개발·생산 등을 맡긴 중국 협력사 공급 차질에 전년 동기(-2,035억)보다 적자가 더 늘었다. 북미, 유럽 완성차업체의 공장 폐쇄로 자동차 부품·솔루션(VS)사업본부 역시 작년 1분기 영업손실 154억원의 6배가 넘는 적자(-968억원)가 났다.

시장의 눈은 2분기 코로나19 타격 규모에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엔 반도체가 버텨주더라도 스마트폰 등 모바일 수요 감소 위험이 존재하고 이는 디스플레이 패널 실적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일본 도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 연기로 TV 사업 타격 또한 불가피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악영향이 1분기 후반부터 이미 발생하기 시작해 2분기에는 본격화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에 양사에선 프리미엄 제품군 활용과 더불어 온라인 판매 증가, 비용 및 수익 효율화로 타격 최소화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는 세트(완제품)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은 상존한다”며 “글로벌 생산기지와 공급망을 유연하게 활용해 코로나19 영향을 최대한 줄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리고 수요 감소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공급망 관리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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