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남중생 2명 구속 기소
같은 학교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중학생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중 1명의 휴대폰에선 피해자의 나체 사진를 찍었다가 삭제한 기록이 발견됐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정은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등 혐의로 중학생 A(14)군과 B(15)군을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C(15)양을 불러내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한 후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28층 계단으로 끌고 가 성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C양을 성폭행했고 B군은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C양은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A군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C양의 옷을 벗긴 뒤 휴대폰으로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C양 측은 범행 당일인 지난해 12월 23일과 올해 1월 2일 A군 등 2명을 각각 폭행죄와 강간죄로 인천 연수경찰서에 고소했으나 경찰은 석 달이 넘은 이달 14일에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이달 22~27일 A군 등 2명의 주거지와 범행 현장 폐쇄회로(CC)TV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이들이 범행 당시 사용한 휴대폰을 확보했다. A군이 범행 당시 사용한 휴대폰에서는 피해자의 나체를 촬영했다가 삭제한 기록이 있었다. A군 등 2명은 범행 후에 모두 휴대폰을 교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C양 측은 경찰이 불법 촬영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휴대폰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에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었다. 경찰은 A군 등이 술에 취한 C양을 끌고 가는 장면이 담겨 있는 CCTV 영상을 증거로 확보하지 못한 담당 수사관 등에 대한 감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이 뒤늦게 확보에 나선 해당 CCTV 영상은 이미 보존기간이 지나 삭제된 상태였다.
검찰 관계자는 “보완수사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사건 직후 휴대폰을 바꾼 사실에 주목해 주거지 등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폰을 압수, 불법 촬영 사진이 유포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라며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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