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에 대한 폭력이 만연한 베트남에 한국식 피해여성 보호센터가 들어섰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ㆍ코이카)은 29일 유엔인구개발기금(UNFPA)ㆍ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와 공동으로 꽝닌성에 여성폭력 피해자를 보호ㆍ지원하는 ‘햇볕 가정 쉼터’를 개소했다고 밝혔다. 햇볕 쉼터는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보호단체인 해바라기 센터를 모델로 삼았다. 코이카는 향후 UNFPA 및 노동사회부와 함께 베트남 내 다른 지역으로 시스템을 전파하고 관련 정책을 개발해나갈 방침이다.
햇볕 쉼터는 총 4단계의 매뉴얼을 통해 피해여성들을 도울 계획이다. 최초 폭력 신고나 상담이 접수되면 형사사건 수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언하고, 물리적 치료가 필요할 경우 의료 지원도 병행한다. 이어 세부적인 법률 상담은 물론 정신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전문가의 상담도 제공한다. 이 밖에도 햇볕 쉼터는 무료 핫라인 긴급대응 서비스(1800-1769)도 실시한다.

보호센터 사업은 베트남 여성들의 폭력 피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시작됐다. 베트남 통계청이 최근 실시한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기혼여성의 58%가 폭력을 경험했고, 이들 중 87%가 공공서비스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족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올 들어 여성폭력 신고 사례가 예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조한덕 코이카 베트남 소장은 “개발 협력에서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 중 하나가 젠더 기반 폭력”이라며 “한국형 센터 운영을 통해 피해자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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