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등 서울 9개 大 40% 이상
약학전문대 내년부터 학부 전환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2학년도부터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수능위주전형) 선발 비율이 올해보다 8.6%포인트 늘어난 37.6%로 대폭 확대된다. 고려대는 불과 1년 만에 정시 비율을 무려 21.7%포인트 올린 40.1%로 확정했다. 수시 이월 인원을 감안하면, 이들 대학의 실제 정시 비율은 45%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고2 학생들의 수능 중요도가 크게 올라가는 셈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발표했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각 대학은 해당 입학연도의 1년 10개월 전까지 대입전형시행계획을 설립해 공개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교육부 권고를 받은 서울 16개 대학 중 9개 대학(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이 내년 대입에서 정시를 40% 이상으로 확대한다. 교육부가 제시한 시한보다 1년 빠른 목표 달성이다. 교육부는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16개 대학에 정시를 2023학년도까지 4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또 정시 확대를 정부의 대표적인 대학 재정지원사업인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의 참여 조건으로 내세워 이를 사실상 강제했다.
서울대를 포함한 나머지 7개 대학도 정시를 크게 늘려 ‘조국 사태’ 이전까지의 정부 권고안이었던 ‘2022학년도 정시 30%’를 모두 넘겼다. 이에 따라 내년 16개 대학의 정시 선발 인원은 총 1만9,296명으로 올해보다 4,509명 더 늘어난다. 반면 수시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은 감소했다. 16개 대학의 학종 비율은 45.6%(2만3,259명)에서 35.8%(1만8,343명)로 떨어졌다. 이에 힘입어 대학들의 학종 확대 기조로 한때 77.3%(2020학년도)까지 치솟았던 전국 4년제 대학의 수시 비율도 2022학년도에는 75.7%로 꺾이게 됐다.
1년 만에 정시 비율을 가장 많이 끌어올린 대학은 고려대다. 올해 정시 비율이 18.4%로 16개 대학 중 가장 낮았던 고려대는 내년 대입에서 정시를 40.1%로 크게 높였다. 늘어나는 정시 선발 인원만 914명이다. 서울대도 올해 21.9%에 그쳤던 정시를 내년엔 30.1%로, 연세대도 같은 기간 30.7%에서 40.1%로 약 10%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2022학년도 서울대, 연대, 고대 정시 선발 인원만 (올해 대비) 1,582명이 증가해 세 학교의 정시 선발 규모가 12년 만에 최대”라며 “해마다 5~6%인 수시 이월 인원을 감안하면, 정시 비율은 45%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내년부터는 약학전문대학이 학부로 전환돼 신입생을 선발한다. 32개 대학에서 1,578명을 뽑는다. 중앙대 131명, 이화여대 90명, 성균관대 70명, 경희대 44명, 서울대 63명, 연세대 36명, 고려대 36명 등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학생들의 이과 선호 현상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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