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니 의료진 교통편으로 전기차 7대 제공
우리나라 방위산업(방산) 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진단장비를 기부했다. 차세대 전투기(KF-X/IF-X) 분담금과 잠수함 계약금이 아직 미납 상태지만 인도적 지원에 따른 것이다.
29일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 등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우조선해양㈜은 1만회 분량의 국산 코로나19 진단장비를 이날 인도네시아 국방부에 기증했다. 정확도 95% 이상의 국산 유전자증폭검사(PCR) 진단장비는 인도네시아 국적항공사인 가루다항공이 무료로 운송했다.
안현호 KAI 사장은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이번 지원으로 조금이나마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진구 대우조선해양㈜ 인도네시아 현지 지사장도 “계약 문제도 조금씩 진척을 내고 있다”며 “이번 지원은 전적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전달식에서 인도네시아 국방부 관계자는 “어려울 때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고, 김창범 대사는 “힘들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답했다.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는 오랫동안 방산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산 무기를 가장 많이 사는 나라(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자료)다. 우리가 개발한 프로펠러형 훈련기 KT-1과 제트 훈련기 T-50을, 우리가 만든 잠수함을 가장 먼저 사준 나라이자 전투기 공동 개발을 위해 우리와 협력하는 최초의 국가다.
다만 전투기 공동 개발 사업 분담금이 2년째 미납됐고, 2차 잠수함 사업 계약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아 일각에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전투기 사업은 지난해 말 양국 정상회의에서 재협의 물꼬를 튼 상황이고, 1차 잠수함 사업 3대분은 비용이 모두 완납된 상태다. 그간 협력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디지만 여유를 가지고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편 인도네시아에 동남아시아 첫 생산기지를 짓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이날 승차공유업체 그랩과 함께 아이오닉 전기자동차 7대를 코로나19 지정 병원 3곳에 의료진들의 교통편으로 제공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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