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항공(브리티시에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만2,000명에 대한 감원을 추진한다. 앞서 직원 2만3,000여명에게 무급휴가를 보낸 데 이은 추가 조치다. 다른 항공사들도 정리해고를 진행하고 있어 항공업계 전반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28일(현지시간) BBC,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항공 모기업인 국제통합항공그룹(IAG)은 코로나19로 총 직원의 4분의 1을 감축하기로 했다. IAG는 승객 수가 회복되려면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IAG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46억유로(약 6조806억원), 영업손실은 5억3,500만유로(약 7,100억원)를 기록했다. 손실액 대부분이 영국항공과 관련돼 이와 같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IAG 측은 전했다.
영국항공은 현재 객실승무원 1만6,500명, 조종사 3,900명 등 총 4만5,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앞서 정부의 코로나19 고용유지 지원을 받기 위해 조종사 임금 삭감, 2만2,626명 무급휴가 등을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이 심해지자 노조에 1만2,000명 규모의 인력감축안을 추가로 제시했다.
이에 영국항공 조종사노조(BALPA) 측은 강력히 반발했다. 브라이언 스트럿턴 BALPA 사무총장은 “사측이 이번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더 많은 지원금을 확보해야 했다”며 “모든 실직자들을 구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인력 감축은 글로벌 항공업계 전반으로 퍼져가고 있다. 앞서 영국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지젯’은 직원 4,000명을 2개월간 무급휴가 조치했다. 아이슬란드항공은 직원 전체(4,600명) 절반가량인 2,000명을 정리해고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이스타항공이 35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또 유럽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도 최근 3,200명을 무급 휴직 처리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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