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김종인 비대위는 시간 낭비” 당내 비난도 확산
미래통합당 안팎에서 4ㆍ15 총선 참패로 인한 위기를 수습하려 추진하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출범이 무산된 것을 두고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합당은 자중지란 끝에 28일 밤 가까스로 비대위를 띄웠으나, 정작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명확한 합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뉴스를 보기가 민망해 TV를 껐다”면서 “더 이상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미련은 버렸으면 좋겠다. 시간 낭비이자, 갈등만 재생산하는 소모적인 미련”이라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통합당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족수 무산으로 열리지 못해 비대위원장 임기가 올해 8월까지로 결정되자 “비대위원장을 수락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이어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의결하고, 당 지도부의 설득에도 김 전 위원장은 답을 주지 않았다.
장 의원은 이에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해서 자연스럽게 수습을 맡기면 된다”고 주장했다. 전날 자유한국당의 대표를 지낸 홍준표 무소속 당선자도 “100석이 넘는 제1야당이 80 넘은 부패 노정객에게 저렇게 매달리는 것을 보면서 (자)존심도 없고 배알도 없는 허깨비 정당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홍 당선자는 “당선자들이 원내대표 선출하고 비대위를 하든지 조기 전대를 하든지 할 것”이라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로써 황교안 전 대표가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이달 15일 물러난 이후 통합당은 2주째 리더십 공백 상황에서 표류하게 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관련 기사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서 “‘콩가루 정당’이 더 밑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며 “애초에 영남 유권자들이 이들을 살려둔 게 문제였을까. 망하려면 확실히 망해야 제로베이스에서 새 출발도 가능한 법”이라고 썼다.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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