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로라하는 대치동 스타강사의 감정싸움이 고소전으로 번졌다. 이투스의 사회탐구 영역 강사 이지영(38)씨가 메가스터디 수학영역 강사 현우진(33)씨를 고소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8일 이씨가 모욕죄 혐의로 현씨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8년 현씨가 제자들과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자신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에 따르면 현씨는 “장애” “턱 치면 바로 급사”등과 같은 모욕적인 발언을 하고, 강의시간에도 자신을 겨냥한 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측은 고소장을 통해 “현씨의 모욕행위는 단순히 우발적인 상황에서 한 것이 아닌 의도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추가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현씨를 명예훼손으로 추가 고소할 예정이다. 현씨가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씨를 욕설로 비하했다는 이유에서다.
두 사람 모두 대치동에서 잘 알려진 ‘1타 강사(1등 스타강사)’이다.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는 대치동 1타 강사인 만큼 계약금만 수십억원을 상회해 ‘걸어다니는 기업’이라는 말도 나온다. 현씨는 2018년 한 해에만 본인이 집필한 ‘뉴런’ 교재 99만권을 팔아 메가스터디 대표 강사로 자리잡았다. 특히 지난해 수능 만점자 15명 중 8명이 현씨의 강의를 들은 것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씨는 문과 학생만 듣는 사회탐구 영역인데도 누적수강생이 250만명에 달한다.
1타 강사가 매출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도 귀를 기울이는 모양새다. 학원 측은 학생들이 연예인처럼 따르는 1타 강사 모시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학생들이 1타 강사 때문에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가 다른 선생님 맛보기 강의를 들어보고 20만~40만원대 ‘패스(수능 전까지 해당 업체의 인터넷 강의를 무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연간 수강권)’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타 강사는 학생 유입 효과나 마케팅 차원에서 고려된다”고 밝혔다.
대치동 1타 강사가 보장하는 유명세 탓에 벌어지는 사건 사고도 있었다. 수년간 대치동 국어 1타 강사였던 이모(52)씨는 2016년 수능 6월 모의평가 문제를 유출해 구속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한 수능 유명강사가 필리핀에 회사를 차려 경쟁 강사를 조직적으로 비방하는 댓글을 달아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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