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출 절벽의 여파로 다음달 공장 가동을 잇달아 멈춘다. 5월이 자동차 업계에 ‘4월보다 잔인한’ 달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 르노삼성, 쌍용차, 한국GM 등은 일제히 징검다리 연휴(4월30일~5월3일, 5월5일)에 낀 다음달 4일 공장 문을 닫는다.
현대차는 당초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였던 울산 3공장 가동 중단 기간을 내달 8일까지로 사흘 연장한다. 수출 비중이 높은 아이오닉, 베뉴의 수출 물량이 감소해서다. 앞서 울산 4공장 포터 생산라인은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세운 상태다. 이 역시 중동, 아시아 등의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기아차도 지난 27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경기 광명 소하리 1ㆍ2공장과 광주 2공장을 휴업한다. 소하리 1ㆍ2공장은 다음달 22∼25일 추가로 문을 닫는다. 광주 3공장 대형버스 생산라인도 연휴 목전 사흘 근무일(27~29일)을 쉬기로 했다.
라인별 순환 휴업을 시행하고 있는 쌍용차는 내달 4일 휴무하는 것을 포함해 5월에 총 8일(근무일 기준) 조업을 멈추기로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유럽과 중국에서 들여오는 부품 재고 등의 이유로 8일간 휴무에 노사가 합의했다”며 “구체적인 휴업 일정은 라인별 부품 공급 상황을 보며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GM도 징검다리 연휴 기간 부평1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11일 동안 공장을 멈춘다.
완성차 업체의 공장 가동 일수가 줄어들면서 타이어 업체들도 재고량 조절을 위해 공장 가동 일정을 조정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국내 공장 문을 닫는다. 금호타이어는 다음달 초까지 국내 공장을 가동 중단하는 것을 두고 노사가 협의를 진행 중이며, 18일부터 29일까지 양산 공장 가동을 멈춘 넥센타이어는 다음달 생산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월부터 시작된 완성차 국내 공장의 조업 차질이 5월까지 이어지면서 부품업계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만기를 맞는 자동차부품사들의 채무는 2조4,000억원으로 매출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연쇄부도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기초체력이 약한 부품업체들이 위기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