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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고 출신 3명 뿐… 국회 ‘명문고 캐슬’ 깨지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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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고 출신 3명 뿐… 국회 ‘명문고 캐슬’ 깨지는 추세

입력
2020.04.29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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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국회사무처가 국회 의원회관 국회의원 종합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 배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국회사무처가 국회 의원회관 국회의원 종합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 배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 당선자들 가운데 경기고와 경북고, 광주제일고 등 과거 명문고 출신 비중이 4년 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고교평준화 세대’가 정치권의 주류로 자리매김하면서 그간 정치권 내에서도 공고하게 유지돼 왔던 ‘명문고 카르텔’이 깨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의 1위’ 경기고 출신 3명 그쳐

본보가 28일 4ㆍ15 총선 당선자 300명의 출신 고교를 분석한 결과, 고교 비평준화 시절 최고의 명문으로 꼽혔던 경기고 출신이 3명(1.0%)에 불과했다. 미래통합당의 박진(서울 강남을)ㆍ유상범(강원 홍천ㆍ횡성ㆍ영월ㆍ평창) 당선자와 미래한국당의 조태용(비례) 당선자다. 18대 국회(18명)와 19대 국회(17명), 20대 국회(13명) 등 총선 때마다 ‘최다 당선자 배출 학교’로 이름을 올렸지만 21대 국회에서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경기고와 함께 ‘서울 3대 명문’으로 꼽혔던 서울고 출신은 단 1명도 없었다. 경복고 역시 4명에 불과했다.

지방의 명문고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대전고 출신 당선자는 3명으로 20대 국회(7명)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대구ㆍ경북(TK)과 호남의 명문으로 꼽히는 경북고와 광주제일고 역시 20대 국회에서 모두 6명의 당선자를 냈지만 이번에는 각각 4명과 3명에 불과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배출한 부산의 경남고도 20대 국회(6명)보다 감소한 4명이었다. 전 지역으로 범위를 넓혀도 21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한 학교는 전남 순천고와 전북 전주고로 각각 6명에 불과하다.

1974년 시작된 박정희 정부의 고교 평준화 정책 이후 세대가 정치권의 주류로 편입되면서 특정 고교 ‘쏠림’ 현상은 완화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국회에서 ‘명문고 카르텔’로 인한 폐단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마다 특정 고교 출신들이 소속 당보다 더 강한 카르텔을 만들었을 때와 비교하면 정상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목고 약진은 아직

과거 명문고의 위상과 달리 외국어고와 국제고, 과학고 등 신흥 명문으로 꼽히는 특수목적고 출신들의 국회 입성은 아직 요원한 분위기다. 실제 이번 21대 국회에서 특목고 출신은 대원외고를 나온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서울과학고를 나온 더불어시민당 신현영 당선자 2명뿐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 9월 기준 기획재정부 관료(행정고시 출신) 374명 중 대원외고 출신이 19명으로 1위였다.

김진태 통합당 의원이 2013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3~2013년 임용된 판사 1,959명 가운데 대원외고 출신이 97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영외고(46명), 명덕외고(42명) 순이었다. 특목고 출신들이 사회 주류로 편입되고 있는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이는 최근 국회의원 당선자 평균 연령이 50대 중반(20대 국회 평균 55.5세, 21대 54.9세)이라는 점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립 초기 특목고를 나온 인사들이 지금 40대 중후반 연령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노쇠화 된 국회에 입성하기에 아직 이른 연령대라는 것이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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