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항의엔 “출석 마라” 윽박…“사적 감정 노출 죄송”
유튜브 영상 강좌 대체엔 “온라인 강의 녹화방법 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튜브에 있는 남의 영상을 그대로 퍼다 날라 교양 강좌를 대체하고,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을 윽박지른 시간 강사가 28일 사과문을 게재했다. 대학 측은 다음 학기부터 해당 강사에 대한 강의 배제를 고려 중이다. ☞ 관련 기사 ‘싸강’에 유튜브 퍼 나른 대학강사…학생 항의에 “출석 마라” 윽박
조선대는 이날 입장문을 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된 교과목 ‘교양일어’ 담당 강사의 잘못된 대응방식에 대해 매우 엄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해당 강사를 다음 학기 강의에서 배제하는 등 강도 높은 후속 조치를 고려하는 중이고, 공문을 통해 강사가 소속된 단과대에 적의조치를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조선대 측에 따르면 해당 강사는 학생에게 직접 사과하고 사이버캠퍼스 내 해당 과목 사이트에 사과문을 올렸다. 이 강사는 사과문에서 “진심으로 백배 천배 머리를 숙여 사과 드리고 널리 용서와 양해를 구한다”라며 “교수로서 공적인 일에 사사로운 개인의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노출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다시는 이번과 같은 일이 없도록 약속드리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학생들을 교육해오며 개인감정을 개입시켜 성적을 처리한 일은 한번도 없었으므로 이번 일로 학점에 불이익을 주는 일은 절대 없을 테니 안심해달라”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초유의 사태로 온라인 강의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제가 강의영상을 녹화해 e-클래스에 올리는 것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 유튜브에 있는 영상을 올린 것도 본인의 무지함 때문으로 사과드리는 바”라고 했다.
아울러 “화상회의 시스템 ‘줌(ZOOM)’을 통한 실시간 수업을 시행하려 노력하고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개시해 온라인 강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동요하지 말고 함께 코로나가 빨리 진정돼 여러분이 요구했던 강의실에서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라고 덧붙였다.
조선대 글로벌인문대 강좌 ‘교양일어’를 맡은 이 강사는 ‘일본어 공부 필수 명사 652 단어’, ‘기초 일본어 단어 1000, 통문장으로 암기하기’, ‘(자면서 듣는) 일본어 기초회화 200개 (8시간)’ 등 유튜브 영상을 제목 그대로 수업 내용으로 올렸다.
이후 한 학생이 “이럴 거면 유튜브로 배우지 왜 굳이 친애하는 교수님께 배우겠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기억해둘 테니 다음학기에 다시 수강하라, 오늘 이후 출석하지 말라” 등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조선대는 비대면 수업 초기에는 교육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유튜브 등 공개 콘텐츠 활용을 허용했으나, 지난 17일부터는 강의 질을 강화하기 위해 제작 방식과 운영 표준을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온라인 콘텐츠 자체 제작 △실시간 화상수업 △사이버 캠퍼스 채팅기능을 활용한 상호활동 등 3가지다. 유튜브 영상 등은 보조 자료로만 활용하도록 제한했다.
조선대 관계자는 “해당 강사가 이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것도 문제가 있다 판단하고 있다”라며 “조선대는 교원들이 이 방식을 준수하도록 관리를 강화하고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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