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매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 45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
오프라인 유통 업태 중 ‘나홀로’ 잘 나가던 편의점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발목 잡혔다. 온라인 소비문화 확산으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이 깊은 부진에 빠졌을 때도 상승세를 유지하던 편의점 매출이 45개월 만에 꺾인 것이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편의점 매출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했다. 산업부가 2016년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통계를 개편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편의점은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봤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외출을 꺼린 사람들이 가까운 편의점으로 몰렸고 식품과 마스크 등 생활용품 소비까지 늘며 2월만 해도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생각 이상으로 장기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산업부는 “개학 연기, 학원 휴원 등이 길어져 과자, 음료 등 가공식품이나 도시락, 샌드위치 등 즉석식품 매출이 떨어진 것이 편의점 매출에 타격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업태 중에서는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기업형 슈퍼마켓(SSM)만 유일하게 웃었다.
SSM은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5.5% 상승하며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SSM의 월별 매출이 지난 해 6월부터 올 1월까지 8개월 연속 하락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반전이다.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한 가운데 근거리에서 다양한 물건을 넉넉하게 구매하려는 수요가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백화점(-40.3%)과 대형마트(-13.8%)는 예상대로 매출 감소 폭이 컸다. 이 영향으로 오프라인 전체 매출(-17.6%)도 하락했다. 백화점의 경우 ‘불황을 모른다’고 평가 받던 해외 유명 브랜드(명품) 매출마저 19.4%나 떨어졌다. 백화점 명품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한 것도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6.9% 상승했다.
비대면 거래를 통한 생필품 구매가 증가해 식품(75.4%), 생활ㆍ가구(33.3%) 등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과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패션ㆍ의류(-6.5%), 서비스ㆍ기타(-25.1%) 등 외출이나 여행 관련 상품군 매출은 주춤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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