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70.8… 금융위기 이후 최저
집값 전망지수도 한달 새 16p 떨어져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실제로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닫은 결과, 지난달 카드 이용금액 역시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0.8로 전달보다 7.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2월(67.7) 이후 11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1월만 해도 소비자심리지수는 104.2였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 평균치(2003~2019년)보다 낙관적이란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란 뜻이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17일 전국 도시 2,500 가구를 대상으로 했다.
전체 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들 중 특히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96을 기록, 전달 대비 16포인트나 급락했다. 지난달 CCSI가 역대 최대 하락폭(18.5포인트)으로 떨어졌을 때도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과 똑같은 112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불과 한 달 사이 앞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100 이하)으로 예상한 사람들이 많아졌단 얘기다. 현재경기판단, 현재생활형편 CSI 등도 3월보다 각각 6, 7포인트씩 떨어졌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코로나19 확산에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이날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3월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전년 동월대비 4.3% 감소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의 월별 증가율을 보였다. 앞선 1월과 2월은 전년 동월대비 각각 5.8%, 6.5% 늘어나며 선방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3월부터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된 것이다.
업종별 1분기 카드 승인금액으로 보면 여행 감소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운수업’(-39.9%)과 여행 관련 서비스업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36.7%)의 감소폭이 유독 컸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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