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장로교 앨런병원 응급실 의무원장이었던 로나 브린
한 차례 직접 감염되기도…부친 “최전방 참호서 맞선 영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최전선에서 환자를 돌보던 미국의 한 의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27일(현지시간)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뉴욕타임스, NBC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경찰과 유족은 응급실 책임자였던 의사 로나 브린(49)이 26일 가족과 함께 지내던 버지니아주 샬럿츠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브린은 뉴욕주 맨하탄 인우드에 위치한 뉴욕장로교 앨런병원의 응급실 의무원장으로 수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봐왔다. 그는 환자들을 치료하던 중 한 차례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으나 이후 회복, 일주일 반 정도 요양한 후 다시 일터로 복귀했지만 곧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했다.
의사이기도 한 그의 아버지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브린이 생전 구급차에서 꺼내기도 전에 죽어갔던 수많은 환자들에게 대해 토로했었다고 전하며 “브린은 정말 최전방의 참호 속에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도 병원에 있는 많은 영웅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뉴욕 위기의 진원지에 있는 환자들을 치료하며 코로나19와 싸운 영웅”이라며 “직접 감염되기까지 하는 등 모든 면에서 코로나19의 영향력과 맞서고 있었고, 다시 전쟁터로 돌아가 도와야 한다는 의무감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 또한 성명을 발표해 “지금 우리가 느끼는 상실감을 말로는 전달할 수 없다”라고 애도하며 “그는 응급실의 최전선에서 최고의 의학적 이상을 보여준 영웅이며 이제 우리는 그의 가족과 친구들, 동료들에게 지원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 밝혔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사망 현황을 집계하는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스’(worldometers)에 따르면 28일 기준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6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이중 최대 발원지는 뉴욕으로 꼽히며 현재까지 29만7,224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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