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업’이 10대들의 어두운 이면을 충격적인 연출과 날 것 그대로의 전개로 담아낼 것을 예고했다. 역대급 문제작을 통해 현대 사회에 던질 화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오전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 진행된 이 자리에는 김진민 감독, 윤신애 대표를 비롯해 배우 김동희 정다빈 박주현 남윤수가 참석했다.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무법 변호사’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과 신예 진한새 작가가 의기투합한 ‘인간수업’은 우리 사회의 나쁜 현실과 10대들의 어두운 이면을 예리하게 그리며 이 시대에 필요한 강렬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될 전망이다.
이날 김 감독은 ‘인간수업’에 대해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스스로 알지 못했던 어떤 일들을 겪으면서 인생에 있어서 선택과 책임을 하게 되는 무거운 주제의 드라마다. 하지만 내용 자체는 쉽게 접근하고 있다. 내일 4시에 공개되는 작품을 통해 확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인간수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사실 이 이야기는 진한새 작가가 고등학교 때 짧은 에피소드로 시작한 작품이다. 신인 작가이긴 하지만 작품을 같이 하고 싶어서 눈 여겨 보던 중 작품을 받아본 것이 ‘인간수업’이었다. 간단한 스토리가 담긴 초고를 보고 대본을 덮었는데 자꾸 캐릭터가 떠오르고 작품으로 만들어보고 싶더라”며 “고등학생 캐릭터들을 통해 어른인 저에게 자꾸 질문을 던지더라. 제작자로서 이렇게 살아있는 대본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서 바로 제작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인간수업’ 연출을 맡은 소감에 대해 “다루기가 쉽지 않아서 어떻게 접근하느냐를 고민했다. 내가 뭔가를 잘못하면 굉장히 큰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겠다는 작품이라서 굉장히 큰 고민을 했다. ‘연출 생활이 잘하면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연출을 하지 않으면 더 후회가 클 것 같다는 생각에 연출을 결심했다”고 말해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앞서 ‘SKY 캐슬’과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김동희는 ‘인간수업’을 통해 색다른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김동희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신선한 충격도 받았고, 살아있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대본이 어렵게 다가왔지만, 상상 속에서는 굉장히 생생하게 다가왔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꼭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인간수업’은 모든 출연 배우가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 된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던 바, 이날 김동희는 오디션 당시에 대해 “영상 오디션으로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기대를 안했다. 넷플릭스라는 곳이 생소하기도 했었다”며 “그런데 1차 미팅을 하는데 감독님의 눈빛을 보고 ‘뭔가 잘못되고 있다. 이 느낌이 아닌데’ 싶었다. 그래서 미팅을 마치고 문을 나서면서 ‘(캐스팅이) 안됐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과 미팅을 굉장히 많이 했었는데 거의 마지막에 이 친구가 주연인 줄 알았다. 그래서 진짜 많이 ‘제가요?’라고 반문했었다. 그 때 굉장히 큰 부담을 느꼈다. 감독님께서 이 역할을 저한테 주시면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오디션을 볼 때는 제가 주인공일 줄은 몰랐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오롯이 작품을 이끌어 나가게 된 김동희는 주인공으로서의 부담감에 대해“책임감, 긴장감, 두려움이 한 마음속에 모두 공존했는데 지수를 연기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며 “잘 해냈다고 하진 못하겠지만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같지 않다’는 생각은 크게 들었다. 그걸로 저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학교 일진으로 친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돈을 벌고자 지수의 범죄에 가담하며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 민희 역을 맡게 된 정다빈은 “‘인간수업’을 처음 보고 나서 기존의 학교물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서 신선하고 조금은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며 “그래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10대들의 이면과 나쁜 현실들을 이번 작품을 통해서라도 상기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의미 있고 책임감 있게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다빈은 ‘인간수업’이 자신에게 갖는 남다른 의미를 전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민희라는 캐릭터가 제가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인물이라서 민희와 저의 벽을 허무는 게 가장 큰 노력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그래서 감독님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제가 조금은 저를 놓고 다시 태어나는 느낌으로 연기를 준비했다. ‘내가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는 배움이 공존하는 현장이었던 것 같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수업’이 처음 성인이 돼서 만난 작품이라서 부담감도 크고 책임감도 정말 컸다”며 “그래서 많이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고, 기쁠 땐 기쁨도 정말 컸다. 그만큼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촬영장과 작품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좋은 집안에서 자라 소위 ‘인싸’이지만, 지수의 범죄에서 판을 키우게 되는 규리 역을 맡은 박주현은 “저 역시 한국에서 10대를 보냈는데 한국에서 10대를 보낸 친구들이 보내는 반항기, 갈등 같은 상황들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담겨있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꾸밈없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열심히 임했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민희의 남자친구이자 학교 ‘일짱’인 기태 역으로 분할 예정인 남윤수는 “앞서 10대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 출연했었는데 기존과는 달리 ‘인간수업’은 10대의 어두운 이면과 속마음을 잘 드러내는 이야기라서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다”며 “그래서 대본을 읽으면서 꼭 하고 싶다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히며 이전과는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이날 현장 말미 윤 대표는 “‘인간수업’은 10대들이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고 파멸로 치닫는 이야기다.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불편하지만 나쁜 현실들에 대한 화두를 던져보고 싶었다. 우리 주변에 다들 있을 수 있는 캐릭터지 않나. 이들을 극단적인 이면을 가진 친구들로 몰아갔다”며 “그 친구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순간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를 그렸다. 현실을 조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했다. 우리가 삶의 여러 가지 순간들에 있어서 제대로 된 선택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인간수업’은 오는 29일 첫 공개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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