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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강’에 유튜브 퍼 나른 대학강사…학생 항의에 “출석 마라” 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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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강’에 유튜브 퍼 나른 대학강사…학생 항의에 “출석 마라” 윽박

입력
2020.04.28 12:23
수정
2020.04.2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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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거면 유튜브로 배우지” 학생 문제제기에 강사 ‘적반하장’

“다음 학기에 또 봐” 위압…학교 측 “심각한 사안, 조치할 계획”

광주의 한 사립대학 ‘교양일어’ 강좌 관련 게시판에서 시간강사와 학생이 주고받은 대화내용. 학생의 문제제기에 강사가 “오늘 이후로 출석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광주의 한 사립대학 ‘교양일어’ 강좌 관련 게시판에서 시간강사와 학생이 주고받은 대화내용. 학생의 문제제기에 강사가 “오늘 이후로 출석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싸강(사이버강의)’으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게 되자 광주의 한 사립대학 시간강사가 유튜브에 있는 남의 영상을 그대로 퍼다 날라 교양강좌를 대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에게 윽박지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28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대학 글로벌인문대의 강좌 ‘교양일어’ 수업 내용과 함께 관련 게시판에서 강사와 학생이 주고받은 글 등이 담긴 사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26일까지의 수업 내용이라는 ‘일본어 공부 필수 명사 652 단어’, ‘기초 일본어 단어 1000, 통문장으로 암기하기’, ‘(자면서 듣는) 일본어 기초회화 200개 (8시간)’ 등은 유튜브에서 제목 그대로 검색되는 영상들이다. 업로드 주체 또한 다 달라 통일성도 없다.

특히 한 학생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강사가 성적을 암시하며 위압적인 대응을 한 정황도 함께 퍼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학생은 강의 관련 게시판에 “한 강사가 쭉 하는 것도 아니고 주마다 강사가 바뀌어 진도 순서와 이해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라며 “이럴 거면 유튜브로 배우지 왜 굳이 친애하는 교수님께 배우겠느냐”라고 글을 올렸다.

광주의 한 사립대학 시간강사가 올린 ‘교양일어’ 온라인강의 수업내용. 유튜브에서 퍼온 각양각색의 영상들로 구성돼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광주의 한 사립대학 시간강사가 올린 ‘교양일어’ 온라인강의 수업내용. 유튜브에서 퍼온 각양각색의 영상들로 구성돼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유튜브에 떠도는 일본어 학습 관련 영상. 광주의 한 사립대학 시간강사가 수업 내용에 올린 것과 똑같은 제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유튜브에 떠도는 일본어 학습 관련 영상. 광주의 한 사립대학 시간강사가 수업 내용에 올린 것과 똑같은 제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자 이 강사는 “학생은 굳이 유튜브로 듣지 말고 다른 교수의 수업을 들어라, 99%의 학생들이 지금까지 잘 따라오는데 개인적인 의견을 댓글로 달아 혼란을 야기시키지 말라”라며 “기억해둘 테니 다음학기에 다시 수강하라”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학생은 일본어를 너무 잘하기 때문에 구태여 유튜브 수업을 들을 필요도, 시험을 볼 필요도 없을 것 같으니 무조건 다음 학기에 다른 교수 수업을 들으라”라며 “부탁하니 오늘 이후로 출석하지 말라”라고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사태에 대비해 부득이하게 영상수업으로 엄선하고 심사숙고해 올린 유튜브를 시시하다고 비난할 정도면 무리하게 수강하지 말라”며 “학생은 레포트도 내지 말고 시험도 보지 말라”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학교 측도 이 같은 일련의 사건을 인지하고 경위 파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학생 입장에서 충분히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돼 학교 입장에서도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고, 그에 따른 조치를 할 계획”이라며 “관련 단과대에서 이 강사에 대해 논의 중으로, 학생의 이야기도 들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업 내용 전체를 유튜브 영상으로 채운 것에 대해선 “대학 개강을 2주 연장하고 갑자기 온라인 강의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교수들이 준비돼있지 않은 상태라 교육부 가이드라인상 학습과 관련된 공개 콘텐츠는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 때가 있었다”라며 “다만 이는 초기 지침이고 4월중부터는 유튜브 등 공개 콘텐츠는 보조자료로만 쓰고 자체 촬영하도록 강화된 상태로, 이 강사가 유튜브 자료로 강의한 시점도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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