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서면 간담회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을 일컫는 ‘동학개미운동’에 대해 “금융 시스템상에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저금리ㆍ저성장 시대가 고착화된 만큼 고위험-고수익을 좇는 투자문화를 바꾸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27일 취임 2주년을 맞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후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문제가 생기기 전후로 한국에 상당한 투기성 세력이 존재한다”며 “이게 시스템 리스크(금융시스템 전체의 부실화 위험)화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동학개미운동에 대해서는 “단기투자로 가면 롱런(장기) 관점에서 성공할 수가 없고, 일부는 돈을 벌 수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며 “5~10년 장기로 가겠다고 하면 그건 찬성”이라고 밝혔다. 또한 “동학개미는 투자의 기본에서 어긋나는 것인데 이름을 너무 좋게 지어 줬다”고도 했다.
재임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함펀드(DLF) 사태를 꼽았다. 그는 금융사에 대한 중징계가 과도했다는 비판에 대해 “중대한 일이 벌어졌으니 재발 방지를 위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니 (중징계) 선택을 한 것인데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시계를 몇 달 돌려도 내 의사결정은 똑같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원장은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고수익을 원하는 고객들에 금융사들이 동조하면서 고위험-고수익 문화가 일반화되는 것은 곤란하다”며 “이런 메시지를 금융사들에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금융사들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은행과 보험, 증권 등의 건전성 지표들이 상당히 좋다”며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여신금융전문회사채(여전채) 시장에서 조금씩 문제가 생기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때를 대비해 은행권에 ‘복원력’을 주문했다. 윤 원장은 “아무래도 이 문제가 길어지면 정작 중요해지는 건 은행권의 역량”이라며 “지금은 급한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한다고 하면 불 자체가 줄어들면서 오래갈 수도 있는데, 은행권의 중장기적인 복원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임기(1년) 내 목표도 밝혔다. 그는 “상시감시체계를 보완하고 다른 쪽에서 종합검사를 해서 유기적으로 끌고 갈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가 계속되면 금융사 건전성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것과 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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