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선물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V자 반등’을 보이던 국제유가가 나흘 만에 24% 이상 급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유수요 감소로 인한 ‘탱크톱(원유 저장 공간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분 배럴당 가격이 24.6%(4.16달러) 하락한 12.78달러에 마감했다. 장 중 한때는 11.88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1.45달러(6.8%) 내린 19.9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장 중 최저 가격은 19.11달러까지 밀렸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원유 수요 교란이 계속되면서 전 세계 저장 공간이 곧 꽉 차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원유재고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향후 몇 달 내 글로벌 원유저장 탱크가 가득 차는 ‘탱크톱’(tank top)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 비회원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5월부터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을 줄이기로 이달 중순 의견을 모았지만 합의가 너무 늦었고 감산 규모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2,000만~3,00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5월물 WTI의 경우 지난 20일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37.63달러에 마감하면서 사상 첫 마이너스대로 급락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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