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학생들 코로나19로 비행편 끊기자 쿠바에서 배 타고 귀국
항해 체험에 사용한 범선 타고 대서양 7,000㎞ 횡단
쿠바에 체험학습을 간 네덜란드 고등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행편이 끊기자 범선을 타고 귀국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고등학생 25명이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자 범선을 타고 쿠바에서 대서양을 횡단해 26일 네덜란드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학생들의 뜻하지 않은 항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데서 비롯했다. 이들은 ‘와일드 스완(Wylde Swan)’호를 타고 6주 동안 항해를 체험하는 학습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쿠바를 찾았다.
교육이 절반 정도 지났을 무렵,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쿠바에서 비행기를 타고 3월 중순쯤 네덜란드로 귀국할 계획이었지만,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면서 현지에 발이 묶였다.
항해 프로그램 주최 측은 체험 프로그램에 이용한 범선을 타고 학생들과 함께 7,000㎞ 거리의 대서양을 횡단하기로 결정했다. 무려 5주 동안의 대장정이었다.
이들은 항해에 앞서 카리브해에 있는 세인트루시아에서 옷과 각종 물자를 비축했다. 이후 와일드 스완호를 타고 네덜란드 북부 항구도시 하를링언으로 향하는 대장정에 돌입했다. 경험 많은 12명의 선원과 3명의 인솔 교사가 학생들의 안전을 도모했다.
항해에 참여한 학생 아나 마르티어는 “적응하는 법을 배우는 것밖에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며 “처음으로 든 생각은 ‘지금 있는 옷으로 어떻게 버티지? 배 안에 음식은 충분할까?’라는 것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25명의 학생들은 26일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해 마중 나온 부모들의 환영을 받으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오랜만에 육지를 밟은 학생들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감격하기도 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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