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세탁하게 한 뒤 댓글에서 부적절한 표현
해당교사, “학생들의 기를 살려주는 의미로…”
울산교육청, 담임업무 배제, 성인지 특별교육
울산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속옷빨래 숙제를 낸 뒤 부적절한 성적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빚고 있다. 울산교육청은 문제가 커지자 해당 교사를 담임 등 학생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고 해당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 특별교육 등에 나섰다.
울산교육청은 27일 모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 A씨에 대해 성희롱이 의심된다고 보고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감사에 착수해 결과에 따라 징계 조치키로 하고 담임업무에서 뺐다고 밝혔다.
A씨는 최근 SNS를 통해 주말 효행 숙제로 ‘자신감과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이 조금 어려운 성공 경험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자기 팬티 빨기(세탁)’를 내주면서 사진을 찍어 함께 올려달라고 게시했다.
이에 학부모들이 손으로 속옷을 세탁하는 자녀 사진을 올리자 A씨는 ‘공주님 수줍게 클리어’, ‘이쁜 속옷, 부끄부끄’, ‘분홍색 속옷. 이뻐여(예뻐요)’ 등의 댓글을 달아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다.
A씨는 앞서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로 등교 개학이 미뤄지자 학부모들에게 SNS 단체대화방에 얼굴 사진과 간단한 자기소개 글을 올려달라고 요청한 뒤 학생들의 사진과 인사 글에 댓글을 달면서 ‘저는 눈웃음 매력적인 공주님들께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미녀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미남들까지… 저는 저보다 잘생긴 남자는 쪼매(좀) 싫어한다고 전해주세요’, ‘우리 반에 미인이 넘(너무) 많아요… 남자 친구들 좋겠다’, ‘매력적이고 섹시한…’ 등 성적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당국은 A씨가 입학식도 하지 못한 신입생들을 위해 사진을 보고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는 칭찬의 의미로 여러 가지 외모에 대한 댓글을 다는 과정에서 자칫 성적 표현이 될 수도 있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때 제재를 하지 못해 2차 피해를 불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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