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해킹 공격에도 뚫리지 않는 새로운 암호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양자컴퓨터가 상용화할 경우, 현재의 암호 기술이 무력해질 것이란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란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암호기술연구팀에서 개발한 새로운 암호 기술이 국제학술지 ‘전기전자학회(IEEE) 사물인터넷 저널’ 4월호에 소개됐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인터넷 쇼핑이나 인터넷뱅킹 등을 통해 오가는 정보는 국제표준 공개키 암호 방식(RSA, ECDSA)으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암호는 컴퓨터에서 쉽게 풀지 못하는 소인수분해와 이산대수 난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지금의 컴퓨터보다 훨씬 연산 능력이 뛰어난 양자컴퓨터는 이 난제들을 실시간으로 해독할 수 있다. 현 보안 체계가 유지된다면 미래에 양자컴퓨터가 상용화할 경우, 안전한 통신이 불가능해진다는 의미다. 그 동안 암호 체계 교체 필요성이 제기돼 온 이유다.
연구진에서 개발한 공개키 암호 기술은 변수가 여러 개인 다수의 복잡한 수학식을 풀어야 하는 방식이어서 양자컴퓨터라도 단시간내 답을 찾아내기 어렵다. 변수를 모두 구하지 못하면 정보를 알아내거나 위조할 수 없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양자컴퓨터의 공격에 대해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더구나 RSA와 ECDSA는 모두 미국 기술이다. 개발에 참여한 심경아 수리연 암호기술연구팀장은 “공개키 암호를 거의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게 큰 의미다”며 “중요한 정보를 다루는 분야부터 서서히 양자컴퓨터용 국산 암호 기술로 전환해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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