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8세 유권자들이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 가운데, 초ㆍ중ㆍ고등학생 10명 중 9명은 청소년도 사회ㆍ정치문제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은 청소년의 의사결정능력이 부족하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았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생 4~6학년과 중ㆍ고등학생 가운데 “청소년도 사회문제나 정치문제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사회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88.3%에 달했다. 전년 대비 0.8%포인트, 6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8.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사회참여 의식은 고등학생(92.6%), 중학생(89.0%), 초등학생(82.9%) 순으로 높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회ㆍ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학생이 늘었지만, 초등학생 중에서도 상당수가 사회참여에 긍정적인 셈이다. 또 이들 중 ‘청소년은 아직 어려서 결정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의 생각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9.3%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초ㆍ중ㆍ고등학생의 96.4%는 ‘남자와 여자가 모든 면에서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양성평등에 ‘강한 긍정’을 표시한 비율은 2013년 56.3%에서 지난해 73.5%로 빠르게 상승했다. ‘가정형편에 따른 차별에 반대한다’에 97.3%가, ‘국내 거주 외국인도 한국인과 동일한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한다’에 94.6%가 긍정하는 등 보편적인 인권의식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학습 부담 및 스트레스는 여전했다. 지난해 초ㆍ중ㆍ고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1년 사이 2%포인트 상승한 74.8%로 집계됐다. 특히 초등학생 중 사교육을 받는 비중은 83.5%에 달했다. 초ㆍ중ㆍ고등학생 가운데 평일 하루 평균 여가시간이 2시간 미만인 경우는 43.4%였다.
지난해 기준 중ㆍ고등학생 39.9%는 평상시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고, 28.2%는 최근 1년 내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감 경험률은 고등학생(29.4%)이 중학생(26.9%)보다, 여자(34.6%)가 남자(22.2%) 높았다. 또 2018년 기준 청소년(9~24세)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3.8% 증가한 2,017명으로 집계됐는데, 사망원인 1위는 8년 연속 고의적 자해(자살)였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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